[걷기 르포] 청산도 슬로길
글 | 신준범 기자 jbshin @chosun.com
한 편의 영화로 스타가 된 섬이 있다. 청산도다. 촌스런 깡촌 처녀 같은 섬을 세상에 알린 건 영화 <서편제>다. 돌담이 구불구불 이어진 황톳길을 걸어 내려오는 세 사람. 등짐을 멘 아버지 유봉과 흰 저고리에 검은 치마를 입은 의붓딸 송화, 북을 멘 동호다. 느린 이들의 걸음은 유봉이 선창하는 진도아리랑에 화답하는 송화의 노랫가락이 흥을 더하며 생기를 띤다. 어느덧 동호도 북채를 두드리며 신명나게 언덕을 내려와 스크린을 가득 채운다.
구불구불한 돌담길을 걸어 내려오는 이 장면은 이들의 고단한 인생역정을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영화에서는 드물게 5분 40초간 롱테이크(길게 찍기)로 찍었는데, 임권택 감독의 말에 따르면 본래 그렇게 찍을 계획이 아니었는데 장소가 너무 좋아 그렇게 바꿨다고 한다.
인기는 거품 같은 것이어서 잊혀지는 것도 금방이었다. 그런 청산도를 다시 세상 사람들 곁으로 내놓은 건 슬로시티였다.
‘자연 속에서 느리게 살자’고 얘기하는 슬로시티 운동은 1999년 이탈리아의 소도시에서 시작되었다. 슬로시티는 이탈리아어 ‘치타슬로(cittaslow)’를 영어식으로 바꾼 것이다. 치타슬로는 천천히 살며 자연과 문화, 사람과 생물의 특색을 지키며 조화로운 삶을 지향하는 도시를 말한다.
우리나라의 슬로시티는 완도 청산도를 비롯해 신안 증도, 장흥 유치, 담양 창평, 하동 악양, 예산 대흥 등이 있다. 아름다운 풍경에 취해 걸음이 절로 느려진다는 뜻의 청산도 슬로길은 현재 11개 코스 42km가 만들어졌다. 완도에서 출발한 배가 청산도 입구인 도청항에 닿으면 항에서부터 1코스가 시작돼 시계 반대 방향으로 한 바퀴 돌도록 11개 코스가 짜여 있다. 국제슬로시티연맹 관계자는 청산도를 둘러보고 “섬 전체가 전래동화책 같다”고 얘기했다.
청산도의 첫인상은 여느 섬과 다르지 않다. 북적이는 인파와 늘어선 식당, 남도의 여느 섬에 비해 오히려 혼잡하다. 청산도의 인기가 실감난다. 슬로길 안내는 익숙하다는 듯 주민들은 물어보자마자 술술 길안내를 한다. 어디가 좋다는 해설까지 구구절절 덧붙여 주는 것이 사람 냄새가 짠내 마냥 확 풍긴다.
새 건물인 복지회관을 지나면 섬은 기대에 답하는 풍경을 내놓기 시작한다. 바닥이 투영될 정도로 맑은 바닷물 위에 묶여 있는 하얀 배 한 척. 바다를 그린 수채화를 위한 여백으로 남은 갯벌. 갯벌에서 쉼 없이 허리를 숙이고 일하는 아낙네들. 이곳에선 일상인 모습들이 여행객에겐 영화의 한 장면처럼 예쁜 그림이다. 슬로길은 이정표와 지렁이처럼 꼬물거리는 파란 화살표만 따라가면 된다. 파란 지렁이는 골목으로 안내한다.
돌을 쌓아 꼼꼼하게 만든 좁은 돌담길, 담쟁이가 뒤덮어 벽이라기보다 자연이 된 돌담이다. 골목 곳곳에는 옛날 이곳 학교의 졸업 사진을 걸어두었다. 가난하고 소박하지만 뭔가 따사로움이 배어 있다. 걷노라면 낯선 곳을 찾은 여행자는 왠지 모를 안도감과 친근함에 젖는다. 마음이 느려진다. 마주치는 동네 할아버지에게 인사하는 게 너무나 자연스럽다. 인사를 받는 할아버지도 한마디만 물어보면 열 마디는 풀어줄 것 같은 관심 가득한 표정이다. 이곳에 사는 영농후계자가 된 것 같다.
골목을 빠져나오자 듬직한 소나무들이 마을 사람들을 위해 바닷바람을 막고 선 해안방풍림이다. 마을 부녀회에서 운영하는 간이식당이 있다. 해물전에 막걸리 한 사발 걸치면 딱 좋을 경치다.
길은 다시 섬 안으로 향한다. 언덕을 올라서면 서편제의 진도아리랑 장면이 뒤에서 와락하고 껴안듯 덮친다. 한눈에 이 길이 그 길임을 알 수 있다. 생각보다 길은 길지 않다. 아직 유채꽃은 잠을 자고 있다. 성격 급한 몇몇만 겨우 기지개를 켜는 정도다. 낮으나 꼼꼼하게 이어진 돌담 가운데의 황톳길. 틀에 얽매이지 않은 곡선을 그리며 길을 잇고 있다. 제 아무리 게으른 이도 걷고 싶게 만드는 고풍스런 멋이 담긴 길이다. 아무런 치장을 하지 않았건만 이리 끌리는 건 조화로운 자연미가 담겨 있어서다.
길 너머엔 그림 같은 집이 있다. 누구나 한번쯤은 꿈꿨을 바닷가 언덕 위의 하얀 집이다. 흰색의 서양식 2층집은 된장에 치즈 넣은 것처럼 돌담길이 가진 토속적인 것과는 다르지만 묘하게 풍경을 완성하는 정점 역할을 한다. 집은 드라마 <봄의 왈츠> 촬영장이었다. 드라마는 ‘세상이 아무리 변한다 해도 지금도 어딘가엔 순수하고 아름다운 사랑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내용이었다. 완연한 봄이 되면 집 주변은 온통 유채꽃으로 뒤덮여 드라마 같은 사랑이야기와 썩 잘 어울리는 곳이 된다.
집 앞 전망대에서 본 도락리 해변도 인상적이다. 층층이 쌓인 마늘밭과 섬을 품은 너른 바다. 풍경이 아름다워 천천히 걸을 수밖에 없어 슬로길이라는 이들의 설명이 이해된다. 지나치게 달콤한 풍경을 과식하지 않도록 이후 별 풍경 없는 임도가 산 사면의 해안선을 따라 이어진다. 모처럼 빠른 걸음으로 걷는다. 옛말에 ‘슬로~ 슬로~ 퀵~ 퀵~’이라 했다. 느리기만 하면 재미없다. 진도를 뺄 때는 빠르게 빼 줘야 몸이 처지지 않는다.
삼거리에서 길은 튀어나온 반도 해안을 한 바퀴 돌아 다시 이곳 삼거리로 돌아오게 되어 있다. 숲이 높아 바다가 자주 보이진 않는다. 콘크리트길이라 발의 피로도가 높고 경치도 약해서 차로 도는 것이 더 좋을 코스다.
1코스가 끝나는 지점에 코스 안내판과 도장이 있다. 코스마다 도장 모양이 달라 이 길을 걸었다는 아기자기한 나름의 증명서를 만들 수 있다. 곁에는 초분(草墳)이 있다. 초분은 풀무덤을 말하는데 시신을 땅 위에 놓고 풀로 엮은 이엉을 덮어두었다가 3년 후 남은 뼈를 씻어 땅에 묻는 방식이다. 섬 지방에서 유래한 것으로 고기잡이를 나간 상주가 돌아오면 땅에 묻기 위해 있던 풍습이다.
2코스 이름은 ‘사랑길’, 숲의 고즈넉함과 해안절경을 동시에 즐길 수 있어 좋은 사람과 걸으면 즐거움이 배가 된다고 한다. 일단 콘크리트길이 아닌 흙길이고 그늘이라 좋다. 해안 사면길이지만 산행 분위기가 난다. 일행과 조용히 얘기 나누며 간간이 터지는 바다 풍경에 눈이 시원해지기도 한다. 우체통이 있을 만한 자리가 아닌데 있다. 1년 뒤 배달되는 ‘느린 우체통’이다. 세심한 것까지 지자체에서 신경을 쓴 게 엿보인다.
초록빛 해변이 가까워 온다. 다가가서 보니 녹조류가 자갈해변을 뒤덮었다. 해변에서 2코스가 끝난다. 도장을 찍고 3코스 고인돌길로 간다. 바다를 두고 산등성이 사이의 길을 따라 마을로 간다. 파릇한 보리밭이 햇살에 넘실거린다. 바람에 왈츠를 추듯 흔들릴 때마다 빛깔이 변한다. 진한 초록의 농도를 들여다보고 있으면 보리의 맨살에서 봄의 생명력이 전해 온다. 보리밭 사이로 난 평범한 시골길이지만 평범하지 않다. 사람이 들을 수 없는 자연의 주파수에 맞춰 봄의 왈츠를 추고 있다.
돌담 골목 안에는 서편제를 찍은 초가집이 있다. 이루어지지 못한 인연이었던 동호와 송화는 이곳에서 인형으로 남아 진도아리랑을 부르고 있다. 골목은 오르막을 올라 성 위로 안내한다. 성곽을 따라 다시 내려가도록 길이 이어진다. 성곽에선 읍리의 계단식논이 잘 보인다. 여기선 구들장논이라 하는데 바닥에 구들처럼 돌을 깔고 그 위에 흙을 부어 만든 논이다. 육지에 비해 몇 배의 땀이 밴 논이 산언저리까지 넓게 자릴 잡고 있다. 풍경이 아름다워 느린 섬이지, 게으름과는 거리가 멀다. 사철 허리 한번 펼 여유 없이 농사와 양식을 하는 청산도 사람들이다.
마을을 지나 다시 바다로 가는 길, 전설 같은 느티나무가 말을 건넨다. 200년 된 보호수인데 메두사의 머리마냥 하늘에 거미줄을 친 듯 촘촘히 가지를 뻗었다. 곁에 앉아 있으면 ‘옛날 옛날에’로 시작하는 이야기를 해줄 것만 같다. 4코스 낭길은 해안 사면길이다. 해안 절벽 곁으로 길이 나 있다. 바다를 눈으로, 냄새로, 소리로, 피부로 맛보며 걷는다. 바닷물은 코발트블루라 깔끔하고, 소나무 숲에서 나는 솔향에 머리가 상쾌해진다. 위험구간이라는 안내판이 있지만 조심하며 걷기에 충분한 넓이라 평소 등산을 즐기는 이들에게는 잘 와닿지 않는 얘기다.
권덕리에서 슬로길의 하이라이트인 5코스 범바위길로 향한다. 해안 절벽 꼭대기에 특이하게 솟아 얼핏 봐도 범상찮아 보인다. 범바위 근처에 가면 항해하던 배의 나침반이 제 역할을 못 한다고 하는데 이는 인근에 자석 성분이 많아서 그렇다고 한다. 범바위길에선 오랜만에 오르막이다. 해안 절벽을 따라 길이 이어져 있어 경치를 보는 재미에 힘든 줄 모른다. 오르막이 끝나는 자리에 난간 전망대가 있다. 바닷가 기암절벽의 굽이굽이 흘러가는 멋스런 선을 눈으로 놓치지 않고 모두 삼키느라 쉽게 발을 떼지 못한다. 누구나 환성을 뱉을 법한 풍경은 등 뒤에도 있다.
더 높은 봉우리 꼭대기에 맹수가 앉아 바다를 바라보는 것마냥 솟은 거대한 바위, 범바위다. 이런 바위에 전설 하나 없으면 섭섭하다. 옛날 호랑이가 청산도에 들어와 살았는데 고개에서 범바위를 향해 어흥 하고 포효하니 소리가 울려 더 큰 소리로 되돌아오자 더 무서운 짐승이 살고 있다 여겨 도망쳤다고 한다.
지리산 종주마냥 멀리 사람이 점처럼 범바위를 향해 걸어 올라가는 게 보인다. 우리도 점이 되어 산을 오른다. 오르다 뒤돌아보면 마침 바다를 지나는 유조선이 풍경과 절묘하게 조화롭다. 예상대로 범바위를 우회하도록 길이 나있다. 뒤로 돌면 범바위를 올라갈 수 있는 길이 있다. 손발을 쓰며 호랑이 등짝 위에 올라서면 파노라마로 드넓은 바다가 펼쳐진다. 등 뒤로는 보적산이 더 높게 솟아 있어 산꾼들은 입맛을 다신다. 깔끔하게 새로 지은 전망대를 지나면 주차장으로 이어진다.
주차장 한쪽에는 ‘느림은 행복이다’는 전시회를 알리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청산도 여기저기서 느림을 강조하지만 막상 여기서 느린 사람은 별로 없다. 논농사, 밭농사, 보리농사, 갯벌, 양식, 해녀들의 물질 등 사계절 쉴 틈 없다. 오히려 뭍의 농사꾼보다 더 바빠 보인다. 이방인의 눈에 비친 자연의 풍경이 느리게 보일 뿐 먹고 사느라 바쁜 건 도시와 같다. 하지만 사람들은 청산도가 느린 곳이길 바란다. 어쩌면 도시인들 마음속에 외딴 곳 어딘가 도시와는 다른 느린 곳이 있다고 믿고 싶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여행객들은 이곳에서 느림의 위로를 받고 싶어 하고, 청산의 봄 색채는 기대에 부응할 만한 매력을 품고 있다. 기타의 현이 언제나 팽팽할 수만은 없다. 언제나 최상의 운율로 사람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서비스를 내놓을 수만은 없다. 지나치게 당겨진 줄은, 혹사당한 악기 줄은, 언젠가는 끊어지게 마련이다. 그대, 여기 청산에서 느림이 주는 푸근한 위로 한 움큼 안고 가라!
42km 걷다간 병나, 예쁘장한 데만 느리게 걷기
도청항에서 범바위까지가 슬로길 백미
극기훈련이 아니라면 11개 코스 42km를 다 걸을 필요는 없다. 8코스부터는 도로를 따르게 돼 있어 억지스런 면도 있다. 1~5코스를 걷는 것이 이상적이다. 1코스는 슬로길에서 가장 명품이라 할 수 있는 풍경들이 널렸다. 다만 초분이 있는 화랑포 앞 삼거리에서는 해안을 한 바퀴 돌아 나오는 코스는 생략하고 바로 2코스로 가는 것이 낫다. 콘크리트길이라 피곤하고 볼거리도 없다. 3코스는 가깝게 지날 수 있는 길을 골목과 차도로 둘러가는 것 같지만 나름 소소한 풍류가 있다. 4코스는 소나무숲과 해안길을 걷는 재미가 있다.
5코스의 범바위는 경치의 정점이라 할 수 있어, 나름 슬로길의 정상이라 할 만하다. 범바위 주차장에서 길은 공룡알해변으로 이어지지만, 범바위 주차장에서 걷기를 끝내거나 보적산을 올라 청계리로 하산하는 것이 더 낫다. 공룡알해변부터 경치 없는 긴 임도가 기다리기 때문이다. 화랑포둘레길을 생략하고 도청항에서 범바위주차장까지 걸을 경우 14km에 6시간 정도 걸린다.
6코스는 구들장논을 볼 수 있는 길이지만 풍경이 앞에서 본 마을 풍경과 비슷하고 지나치게 길다. 7코스는 차도를 따르는 길이 불필요하게 길고 같은 차도를 걸어 들어갔다 나와야 한다. 목섬새목아지는 걸어간 노력에 비해 경치가 약하다. 8~9코스는 차도다. 10코스의 지리해수욕장이 좋지만 지나면 역시 차도에 별 풍경은 없다. 마지막 11코스는 20분 걸리는 골목길인데 화살표시가 적어 길을 끝까지 따르기 어렵다.
교통
서울 강남고속버스터미널에서 완도행 버스가 08:10, 10:20, 15:10, 17:20에 출발한다. 3만5,100원에 5시간 40분 걸린다. 광주 유스퀘어터미널에서는 완도행 버스가 30분 간격(05:50~20:00)으로 운행한다. 1만4,400원에 2시간 40분 걸린다. 완도터미널에 연안여객터미널까지는 1.5km다. 택시로 5분이면 닿는다.
4월 30일까지 주말에는 슬로걷기 축제기간이라 완도여객터미널에서 30분 간격(05:40~18:40)으로 배가 운행한다. 평소 평일에는 1일 4회(08:00, 11:20, 14:30, 18:00) 운행한다. 청산도에서 완도행은 06:50, 09:50, 13:00, 16:00, 17:00에 운행한다. 운임은 7,150원이며 운전자를 포함한 승용차는 2만6,600원이다. 40분 정도 걸린다. 주말에는 배가 증편되며 축제가 끝나는 5월 이후 운항 시간표는 4월 말에 나온다. 문의 완도여객터미널(ARS 061-550-6000).
섬에는 도청항과 상서리를 오가는 버스(010-6428-9432)가 한 대 있다. 1일 8회(05:30~15:40) 운행하며 선박 시간에 따라 운행시간이 바뀐다. 청산도 버스운전 기사는 35년째 365일 꼬박 버스를 운행한다. 35년 동안 버스 운행을 멈춘 건 딸 결혼식 때가 유일하다고 한다. 관광지 순환버스가 1일 2회(09:00, 13:10), 명소를 중심으로 운행한다. 2시간 30분 걸리며 5,000원이다. 청사택시(061-552-8519, 011-624-8747).
숙식(지역번호 061)
식당은 도청항 주변에만 있다. 마트도 도청항의 농협하나로마트가 유일하다. 마트는 편의에 따라 저녁 6시에 문을 닫을 때도 있어 주의해야 한다. 도청항 부근에는 모텔이 많고 나머지 지역은 민박이다. 숙소로 가장 권할 만한 곳은 일몰이 고운 지리해수욕장이다. 청산도의 해수욕장 중에 가장 풍경이 예쁜 곳이 지리해수욕장이고 도청항과 가까운 편이다. 민박은 시설 차이가 크고 가격도 3만 원부터 10만 원이 넘는 곳까지 다양하다.
지리에는 청산민박(552-7775), 한바다민박(010-9126-5035), 솔바다펜션(019-225-5114), 열라민박(552-8891), 유성민박(552-8160) 등이 있다.
5코스 종착점 부근인 신풍리 버스정류소 앞에 신풍리사진관(552-8684)이 있다. 슈퍼, 분식점, 식육점 등을 겸하고 있으며 6남매를 키워낸 67세의 김정순씨가 구수한 입담으로 여행객을 맞는다. 직접 끓여주는 라면이 별미다.
도청항에는 식당이 여럿 있는데 해녀가 운영하는 부두횟집(552-8547), 해산물 백반전문 백악관(555-0660), 백반전문 실비식당(554-7775), 김치찌개 백반전문 자연식당(552-8863)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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