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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양산

산에나갈련다 2014. 10. 27. 17:58

 

희양산

 

얼굴 하얀 동승이 서 있다

 

스님 계신가

 

동승의 대답이 엉뚱하다

 

희양산이 저기 있거늘

스님은 찾아 무얼 하려고요

 

사람이 부처요

부처가 사람이라 하지만

스님이 저 위대한 희양산만큼이야 하겠어요

 

따는 동승의 말이 옳다

 

파란 하늘을 이고 서 있는

설백의 희양산 그 기백이

가늠할 수 없을 만큼 크거늘

 

그래서 그 아래 봉암사가 있고

9산선문의 희양산파가 거기 있었던 것이거늘

굳이 스님을 찾아 뭣 하리

 

봉암결사로 불교유신을 이루었고

그 명맥이 오늘에 전함이

위대한 희양산 그늘이거늘

 

감히 정면으로 쳐다보기도 어려워

살그머니 뒤편으로 돌아간다

 

깊은 산그늘 속에 숨겨진

은티마을을 찾아드니

지름티재로 올라가란다

 

천길 벼랑에 매달려

희양산 그 등에 대고 소리친다

 

나도 부처님 가까이 가고 싶다고

그래서 등 뒤에서나마

희양산을 오르고 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