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기타 글/산행자료.

나는 아무래도 산으로 가야겠다.

산에나갈련다 2012. 9. 5. 11:18

 

 

나는 아무래도 산으로 가야겠다.

 

 

 

 

 

나는 아무래도 다시 산으로 가야겠다.

 

그 외로운 봉우리와 하늘로 가야겠다.

 

묵직한 등산화 한 켤레와

 

피켈과 바람의 노래와

 

흔들리는 질긴 자일만 있으면 그만이다.

 

산허리에 깔리는 장미 빛 노을

 

또는 동트는 잿빛 아침만 있으면 그만이다.

 

 

 

 

 

나는 아무래도 다시 산으로 가야겠다.

 

혹은 거칠게, 혹은 맑게,

 

내가 싫다고는 말 못할 그런 목소리로

 

저 바람소리가 나를 부른다.

 

흰구름 떠도는 바람 부는 날이면 된다.

 

그리고 눈보라 속에 오히려 따스한 천막 한 동과

 

발에 맞는 아이젠

 

담배 한 가치만 있으면 그만이다.

 

 

 

 

 

나는 아무래도 다시 산으로 가야겠다.

 

떠돌이의 신세로

 

칼날 같은 바람이 부는 곳

 

들새가 가는 길, 표범이 가는 길을

 

나도 가야겠다.

 

껄껄대는 산사나이들의 신나는 이야기와

 

그리고 기나긴 눈 벼랑길이 다하고 난 뒤의

 

깊은 잠과

 

달콤한 꿈만 내게 있으면 그만이다.

 

 

2010. 8. 13. 

 

 

김 장호님의 <나는 아무래도 산으로 가야겠다.>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