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기타 글/산행 글

나는 아무래도 산으로 가야겠다.

산에나갈련다 2010. 8. 13. 13:02

 

 

나는 아무래도 산으로 가야겠다.

 

 

 

 

나는 아무래도 다시 산으로 가야겠다.

그 외로운 봉우리와 하늘로 가야겠다.

묵직한 등산화 한 켤레와

피켈과 바람의 노래와

흔들리는 질긴 자일만 있으면 그만이다.

산허리에 깔리는 장미 빛 노을

또는 동트는 잿빛 아침만 있으면 그만이다.

 

 

나는 아무래도 다시 산으로 가야겠다.

혹은 거칠게, 혹은 맑게,

내가 싫다고는 말 못할 그런 목소리로

저 바람소리가 나를 부른다.

흰구름 떠도는 바람 부는 날이면 된다.

그리고 눈보라 속에 오히려 따스한 천막 한 동과

발에 맞는 아이젠

담배 한 가치만 있으면 그만이다.

 

 

나는 아무래도 다시 산으로 가야겠다.

떠돌이의 신세로

칼날 같은 바람이 부는 곳

들새가 가는 길, 표범이 가는 길을

나도 가야겠다.

껄껄대는 산사나이들의 신나는 이야기와

그리고 기나긴 눈 벼랑길이 다하고 난 뒤의

깊은 잠과

달콤한 꿈만 내게 있으면 그만이다.

 

故 김 장호님의 <나는 아무래도 산으로 가야겠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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