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운 지리산!-숨겨진 비경 도장골과 아름다운 청학못을 산행하다.
산행일시 : 2011년 9월 13일(화)
산행코스 : 거림마을-길상암-이영회 비트-계곡반석-도장골-와룡폭포-시루봉-청학못-세석평전-거림마을
산행시간 : 8시간 30분
날 씨 : 맑 음
누 구 와 : 산앙산악회 회원 13명과
<청학못 전경>
추석연휴 마지막날! 그냥 쉬면서 하루를 보낼수 없어서 그리운 지리산의 숨겨진 비경 도장골과 아름다운 청학못을 찾아보기 위해 신새벽부터 지리산으로 달려간다.
추석연휴 첫 날 비가 내림에도 팔공산 톱날능선을 산행했지만 뭔가 2% 모자라는 느낌에 지리산에 가고 싶었고, 지난 8월 15일 산을 좋아하는 후배가 잠들었던 도장골 그 곳에 다시 한번 가보고 싶었고, 더불어 청학못도 찾아보고 싶었다.
04시에 일어나 산행준비를 하고 범어로터리 대구은행 앞으로 간다. 05시 10분에 산악회 버스에 탑승하고 88고속도로와 국도로 해서 천왕봉으로 해서 세석평전과 거림마을로 산행을 회원분들을 중산리에 내려주고 13명은 지리산 거림마을로 달려간다.
08시 20분. 거림지구에서 바로 길상암으로 해서 비경탐방로 도장골로 올라간다. 맑은 날씨! 푸른 하늘! 산죽과 사람이 별로 다니지 않는 산행길로 천천히 지리산 깊숙한 곳으로 들어간다. 30여분을 오르자 계곡 반석에 이른다. 후미가 올때까지 세수를 한번하고 잠시 휴식을 취한다. 수량이 풍부한 계곡물이 시원하게 흐른다. 비경의 시작이다. 우리는 암릉계곡을 따라 트레킹을 즐긴다.
<도장골 전경 1.>
<도장골 전경 2.>
오늘의 산행계획은 도장골-시루봉-청학못-석평전-남부능선-한벗샘-자빠진골로 내려오는 것이다.
도장골은 지리산의 인적드문 비경계곡 중 경관으로 보아 지리산의 숨겨진 비경 중 하나로 꼽을 만한 곳이다. 조금 과장한다면 지리산 최대의 폭포골인 한신골과 소와 담의 뱀사골, 그리고 원시적 경관을 자랑하는 칠선공의 특징을 한 곳에 합쳐둔 곳 같다라고 말하기도 한다. 도장골은 세석고원으로 오르는 길목인 거림에서 북쪽으로 갈라진 골짜기다.
<도장골 전경 3.>
수 많은 세월동안 깎이고 닦여 둥글둥글한 커다란 바위들을 타고 물을 건너며 가니 맑은 물줄기가 바위 아래로 떨어져 짚푸른 소를 이룬 곳에 도착한다. 이번 태풍 덕분에 도장골 수량이 풍부하여 계곡이 아름답기 그지 없다.
<도장골의 와룡폭포 전경>
바위 덩어리 타고 넘도 것도 힘겹게 느껴질 무렵 좌측 산사면 아래에서 웅장한 물소리에 내려다 보니 와룡폭포 다. 물이 우렁차게 쏟아진다. 시원하다~. 이 곳에서 한참을 쉬면서 마지막 도장골을 음미한다. 이후 능선을 타고 시루봉으로 오른다. 다시 오르는 너덜길 등로는 희미한 곳도 더러 있지만 산꾼들의 족적이 있어 쉽게 오른다. 촛대봉골이 두 가닥으로 갈라지는 지점을 통과한다.
가파른 오름길 등로는 뚜렷하다. 몇 번을 쉬며 숨가쁘게 오르는데 나뭇가지 사이로 암봉으로 이루어진 시루봉(장군봉)의 위용이 나타난다. 지금까지 걸어온 길이 바위덩어리로 뒤덮힌 시원한 계곡과 키를 덮는 시원한 산죽길이 이어진 길이었다면 이제는 시원함을 만끽하러 직벽암릉을 오른다.
<시루봉 아래에서 바라본 주능선 전경>
<시루봉 전경>
<시루봉에서 바라본 지리산 남부능선 전경>
시루봉 마지막 길이 직벽이다. 그래도 오른다. 시루봉에서 조망한다. 남부능선과 구름에 가린 반야봉 그리고 주능선의 촛대봉과 연하봉이 개선장군처럼 우뚝 서 있다.
촛대봉이 시야에 들어온다. 기기묘묘한 바위들이 촛대모양으로 서 있다고 붙여진 이름인지 촛대봉으로 이어지는 코스는 기기한 암릉군과 구철초 천국이다.
다시 내려서서 청학못을 찾아간다. 작은 암봉을 두 개 넘어 잠시 산죽 숲길로 들어가다가 다시 작은 암봉을 넘어 터널같은 어두운 숲길로 들어간다. 우측에 있는 작은 바위를 지나면서 청학연못 들머리에 이른다. 좌측으로 좁은 소를 따라 내려가는데 뜻밖에도 길이 뚜렷하다. 수많은 산꾼들이 이 곳을 찾아 헤메다가 아쉬운 발길을 돌렸다 하는데 우리는 너무 쉽게 찾는다. 5분여 내려가니 청학 연못이다. 우측으로 대슬랩이 연못을 지키고 있고 연못 주변으로도 길이 또렸하다.
지리산 능선에 만들어진 청학못! 참 아름답다. 누군가는 이상향을 실현하기 위해 이곳에 청학못을 만들었다는데......
1,520m 고도에 청아한 연못이 자리 잡고 있으니 아마 청학동의 유토피아를 완성시키려는 의도에서 옛 선인들이 의도적으로 지형을 갖추려는 듯 인공으로 조성된 연못이고 대슬랩이 앞 물을 막아주고 또한 빗물을 모아두는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이 연못을 어는 누구에게도 발견되지 않게 하기 위해 마치 오휘병처럼 이 연못을 지키고 있는 대슬랩에 올라서면 지리산의 아름다운 산세와 밖의 세상을 두루 살펴볼 수 있으니 어찌 신비하다 하지 않겠는가?
<청학못 전경 1.>
<청학못 전경 2.>
<청학못 전경 3.>
<청학못에서>
* 청학연못 ; [청학(靑鶴)은 날개가 여덟이고 다리가 하나이며 얼굴이 사람같이 생겼다는 상상의 길조(吉鳥)로서 신선이 타고 다닌다는 전설의 새라고 한다. 이 새가 울면 천하가 태평해진다고 하여 옛 사람들은 청학이 사는 청학동을 신선의 고장이라 여겼다. 이상향의 청학동 위치는 지금의 삼신봉 아래 청학동과는 다른 개념이다.] 촛대봉과 시루봉(장군봉) 능선 중간 서쪽 아래 해발고도가 1500m도 넘는 세석고원에 신비한 연못이 있다. 자연 상태의 연못이 아니고 청학동의 이상향을 완성시키는 의도에서 옛 선인들이 의도적으로 지형을 갖추려는 듯 인공으로 조성된 연못이다. 대슬랩이 앞 물을 막아주고 둥글게 돌조각을 세워 뒷물 길을 막았다.
청학 연못의 길이는 대략 10-15m, 넓이는 대략 6-7m 정도 되며 깊이는 대략 1m내외로 짐작되는 타원형의 연못이며 대슬랩에 새겨진 몇 개의 파자(破字)가 있는데 정확한 해석은 아직도 궁금증을 자아낸다.
청학연못의 조성 시기는 사람에 따라 다소 엇갈리는데 대략 150년 전쯤 됐을 것이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선인들의 기록을 기초로 하여 멀리 고려조까지 거슬러 말하는 사람도 있다.
인구에 회자되는 얘기에 의하면 연못에서는 심심찮게 용오름 현상이 일기도하고 연못 풍경을 찍을라치면 여태 문제 없던 카메라가 갑자기 작동을 멈추는가 하면 갔던 길을 따라 다시 찾아오면 어디로 사라졌는지 연못이 보이지가 않았다고 한다. 여기서는 지리산 남쪽이 시원스레 조망된다.
신선의 땅 청학동이 실재한다면 하동 악양 땅과 더불어 으뜸으로 치는 곳이 세석고원이라고 말하는 사람이 많다. 그렇다면 연못의 바닥 어딘가에 청학동으로 가는 비밀의 문이 있는 것은 아닐까.
<세석평전과 세석산장 전경>
13시. 이 곳에서 식사를 한다. 그리고 세석평전으로 간다. 그런데 이 길이 중국 무림소설에 나오는 숲같이 숲 속을 헤메며 찾아간다. 하늘도 보이지 않는 숲! 그 아래는 너무나도 푹신푹신 길!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는 곳이다. 그렇게 헤메며 나오기를 20여분. 세석평전 바로 아래 탐방로 산행길에 다다른다.
남부능선과 자빠진골은 시간 관계상 취소하고 바로 거림마을로 내려선다. 6km. 천천히 걷는다. 도장골 트레킹과 시루봉 오르는 길과 비교하면 고속도로 같은 길이다. 내려서면서 계곡에서 세수하고 발을 씻고 계곡에서 즐기기를 두 서너번. 17시가 되어서야 거림마을 버스주차장에 도착한다.
<거림마을 하산주 한 곳에서>
천왕봉으로 오른 회원분들이 오기까지 시원한 맥주 한잔과 동동주 한잔으로 오늘 산행을 마감한다.
오늘도 산행할 수 있음에 감사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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