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산행기 1./팔공산

팔공산 50km 환종주 산행!-'J3클럽'과 함께

산에나갈련다 2014. 3. 27. 11:28

 

팔공산 50km 환종주 산행!-'J3클럽'과 함께

 

 

산행일자 : 2009년 2월 14일. 01:45 출발

산행코스 : 대구광역시 동구. 지묘동-왕산-응해산-도덕산-대왕재-파계재-파계봉-서봉-동봉-인봉-관봉-갓바위-               용주암-능성고개-환성산-비일재-문암산-지묘동 공산댐

도상거리 : 50km

산행시간 : 20시간(01:45-21:45)

산 행 팀 : J3 클럽.

날 씨 : 맑음(아침에 흐림/안개/차가웠음)

 

 

2009년 2월 13일 금요일. 오늘은 일찍 퇴근해서 산행준비를 하고 밤 11시에 집을 나선다. 늦은 밤 11시 30분에 전국 각지에서 오는 회원분을 좀 모셔달라는 강소스뜨라 총무님의 전화를 받고 동대구역으로 마중나간다. 늦은 시각 11시 50분경이 되자 모시러 오는 대구 회원분과 동대구역에 도착하는 회원분들을 만나 간단하게 인사를 하고는 멀리서 오신분들을 모시고 산행출발지인 지묘동 부무골 가마솥 국밥집으로 도착한다. 14일 토요일 00시 30분경이다. 일찍 도착해 있는 안면 있는 회원분들과 인사를 하고는 안으로 들어간다.

 

늦은 시간 계속해서 전국 각지에서 회원분들이 들어온다. 넓은 식당 가득히 J3클럽 회원분들로 채워진다. 산행할 회원분들이 대부분이지만 산행할 회원분들을 마중하고 격려차 나온 회원분들도 있다. 소고기 국밥으로 식사를 한다. 그리고는 회원분들의 짧은 자기소개와 산행에 대한 안내 그리고 방장님의 인사로 만남을 마무리를 하고 팔공산 50km 환종주 산행준비를 한다.

 

01시 45분. 드디어 J3클럽 2월 정기산행으로 팔공산 50km환종주 산행을 63명이 출발한다. 식당 옆 왕산 들머리로 들어선다. 서서히 오르막을 오른다. 날씨가 맑고 시원하다. 겨울임에도 춥지도 않고 어제 비가 내린 탓으로 먼지도 나지 않고 대지가 촉촉히 젖어 산행하기 편안하고 산행하기 정말 좋은 날씨다.

 

한 30 여분을 빠르게 오른 뒤 뒤를 한 번 돌아본다. 63명의 회원분들이 헤드란탄을 밝히면서 일렬로 오르는 모습이 어두움 속에서 장관이다. 잠시 휴식한다. 출발할 때 입은 윗 옷을 하나 벗고 대구의 야경을 바라본다. 그리고는 다시 출발.

 

왕산과 응해산을 지나고 도덕산에 도착해서 사진 한 컷을 찍는다. 다시 되돌아 대왕재 도착할 때까지 한번도 쉬지 않고 빠르게 걷는다. 완전히 급경사다. 다행히 땅이 축축하게 젖어 있지 않아 위험하게 미끄럽지는 않다. 하지만 조심해서 한참을 내려선다. 9km여 거리를 한번도 쉬지도 않고 그것도 빠르게 3시간 만에 도착한다. 야간산행을 시간당 3km 이상으로 걷는다. 이래서 J3클럽인가.

 

100km 무박종주로 인간한계에 도전하는 사람들. 백두대간을 10구간으로 3개월만에 끝내는 사람들. 낙동정맥을 5구간으로 종주하는 사람들, 지리산 덕산에서 인월까지 태극종주를, 화엄사에서 대원사까지 화대종주를, 성삼재에서 천왕봉까지 왕복종주을 제 집 드나듯이 하는 사람들. 영남알프스 10봉과 실크로드를 무박종주로 끝내는 사람들. 전국 유명산에 태극종주 코스를 만들어서 산행하는 사람들. 정기산행을 50km 이상으로 하는 사람들.......나는 지금 이런 산꾼들과 산행하고 있다.

 

몇 사람이 이렇게 초장거리 무박종주 개척하는 산행을 즐기는 지는 모르지만, 하여튼 회원 수가 2,100 명이 넘는 것을 보면 J3클럽과 회원분들이 대단한 것은 틀림이 없는 것 같고. 산을 중심으로 산행하던 릿지을 하던, 여행지나 문화답사 및 지역 음식과 함께 하는 테마산행도 하나의 산행문화이지만 어떤 산행도 산꾼들이라면 귀결점은 'J3클럽'으로 모아지는 것 같다. 나도 J3클럽 정기산행은 처음이지만 혹시나 이 정기산행에 참여해서 뒤쳐저 민폐를 끼칠까봐 고민도 많이 했고, 오늘 정기산행에 대비해서 지난 1월 23일 가장 추웠던 날에 리허설까지 하다가 얼음에 미끄러져 허리까지 다치기까지 하지 않았던가.

 

내가 산행을 시작한지 28년 째! 우리나라 국립공원 도립공원 군립공원과 전국 명산 유명산 등 산을 중심으로 조망과 암릉과 계곡과 숲 등. 산 그자체와 함께 산 그모습과 산 그 색을 즐겼고, 가보고 싶은 산과 코스들을 찾다보니 설악산은 용아장성, 화채능선, 서북능선, 가리봉 능선, 달마봉능선, 천불동계곡, 12선녀탕계곡, 백담계곡, 수렴동계곡, 주전계곡, 흘림골계곡 등을 수없이 산행했고, 지리산은 지리산 주능선 종주와 화대종주을 비롯해서 황금능선, 남부능선, 서부능선, 성불능선, 구곡능선, 두류능선, 촛대봉 능선, 백무능선, 오공능선, 삼신능선, 벽송능선, 삼정능선, 팔백능선, 심마니능선, 치밭목능선, 상불능선, 상투능선, 영재능선, 차일능선, 바래봉능선, 불무장등 등과 화엄사계곡, 달궁계곡, 천은사계곡, 대소골, 얼음골, 피아골, 뱀사골계곡, 와운골계곡, 목동골계곡, 선유동계곡, 단천골, 거림골, 도장골, 중산리계곡, 마야계곡, 내원골, 창당골, 허공다리골, 국골, 백무동계곡, 한신계곡, 조갯골 ,칠선계곡 등과 능선과 계곡을 연결연결해 수 십번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탐방로 비탐방로 구분 없이 봄 여름 가을 겨울에 지리산 구석구석을 70여 회의 산행을 하였지만...... 그리고 백두대간과 백두산과 눈으로 뒤덮힌 금강산 세존봉 산행 등 1,000 여산의 산행과 인간의 한계에 도전하는 초장거리산행도 해보았지만, 대체로 40km 미만의 산행으로 끊어서 한 것이다. J3클럽처럼 정체성을 초장거리 무박개척산행 속도전 서바이벌전에 둔다는 정체성에 내심 걱정을 많이 했다. 하지만 오늘은 함께 모두가 완주를 목표로 한다고 하니 마음만은 편한했다.

 

하지만, 달리는 것을 보면 모두 함께 즐겁게 하는 산행에 만족하지 못하는 분들도 많은 것 같다. 06시에 도착예정인 대왕재 식당에 04시 50분에 도착하는 걸 보니 그렇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그렇게 일찍 도착 하다보니 아침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 1시간 이상을 기다려 식사를 한다. 그 동안 회원분들간에 인사도 하고 담소도 나눈다. 조금은 시끌벅적하다. 그래도 모두가 산꾼이라서 그런지 즐겁게만 느껴진다. 특히 음양법사님은 100km는 쉽게 하고 208km도 한다니 믿어지지가 않는다.

 

06시 25분에 다시 팔공산 주능선을 향해 출발한다. 어둠이 아직 채 가시지도 않는다. 다시 빠르게 오른다. 안개가 자욱하다. 그래도 다행히 춥지도 덥지도 않고 산행하기에 선선한게 좋다. 서서히 날이 밝아오고 성전암과 한티재 갈림길을 거치고 팔공산 주능선 파계재 바로 앞 헬기장에 도착한다. 잠시 휴식을 취한다. 시속 4km 이상으로 달린것 같다. 조망을 한 번 한다.

 

그리고는 다시 파계봉을 향한다. 파계재를 지나고 된비알을 오른다. 날이 갑자기 엄청 추워진다. 찬 바람이 불고 안개와 서리가 나무가지에 붙어 바로 하얗게 얼어 붙는다. 눈바람인지는 모르지만 가는 나무가지에 하향게 달라 붙어 눈꽃을 만든다. 눈꽃이 형성되는 과정을 직접보는 것이다. 그런데 눈꽃은 다시 상고대로 바뀌어 가는 모습을 보인다. 이런 직접적인 전경은 처음본다. 눈꽃과 상고대 얼음꽃은 겨울 산행에서 수없이 봐 왔지만 직접 만들어 지는 과정을 보는 것은 처음인 것이다.

 

장갑낀 손가락 끝이 시리다. 웃옷을 벗은 탓인지 몸도 서늘하게 차가워진다. 그래도 나는 걷는다. 파계봉에 도착한다. 정상석이 눈과 찬바람과 안개에 눈꽃처럼 보기 좋게 붙는게 보인다. 다시 톱날능선을 향해 걷는다. 바람에 눈꽃이 휘날린다. 그리고 톱날능선에 올라서서 지나온 능선을 한참동안 바라본다. 능선 윗 부분들이 눈과 안개가 찬 바람에 하얗게 얼어 붙은게 전경과 조망이 장관이다.

 

톱날능선을 타고 서봉을 향한다. 오르고 내리고 다시 오르고 무조건 걷고 달린다. 어찌된 상황인지 완전 속도전이다. 서봉에 올라서기 전에 허기가 진다. 잠시 쉬면서 곶감을 몇 개 먹는다. 뒤에 오시는 음양법사님에게도 한개 건넨다. 선두에서 걷고 있다는 생각에 서봉에서 멀리 보이는 가야산 금오산 용지봉 등 조망을 하고 사진도 한 컷하는 여유를 가진다. 이젠 날이 따뜻하다. 해가 나고 맑은 날씨다. 바로 뒤에 온 방장님이 십년지기님과 기념사진을 한 장 찍어 준다.

 

다시 동봉 마애불을 향해 걷는다. 시간개념도 없다. 동봉아래 마애불에서 단체 기념사진을 찍는다고 해서 후미가 다 올때까지 회원분들이 가져온 딸기 사과 배 떡 김밥 등 간식을 먹으면서 기다린다. 모든 분들이 베낭무게를 줄이기 위해 간편식만 넣어 오는 줄만 안았는데...... 따뜻한 햇살 아래 신발과 양말을 벗고 발도 휴식을 취하게 한다. 1시간여를 쉬고 기념사진을 한 장찍고 다시 출발한다.

 

11시경이다. 동봉에 올라 다시 50km 환종주 산행기념으로 한 장 찍고는 3시까지 능성고개에 도착하기 위해서 아침햇살님과 호야와 함께 달린다. 염불봉 아래와 신령재를 지나고 약수터 있는 곳 위 능선에서 잠시 휴식을 하고는 다시 삿갓봉까지 오른다. 팔공산에서 조망이 가장 좋은 곳! 지나온 도덕산과 서봉 도봉 염불봉 등을 한 번 둘러본다. 수없이 산행을 하는 팔공산이고 능선마다 계곡마다 수백번은 한 팔공산이지만 이렇게 빠르게 걷고 뛰지는 않았는데........

 

여기서 여전사 장미님이 합류한다. 다시 갓바위를 향하고 진입이 금지되었던 갓바위로 통하는 능선으로 들어선다. 시간을 절약한다. 갓바위를 통과하면서 잠시 휴식을 하고는 용주암에 도착한다. 물병에 식수를 채우고 능성고개를 그대로 내려선다.

 

우정식당에 도착하니 15시 10분경이다. 선두그룹 9명의 회원이 15시에 먼저 출발했다고 한다. 나는 찬물에 머리를 한 번 감고 세수를 하고 발을 씻고는 시원한 맥주 한잔과 식사를 한 후 잠시 휴식을 취한다. 그리고는 또 다시 환성산을 향한다. 16시다.

 

천천히 오른다. 가팔환초 할때나 오늘처럼 환종주를 할때는 환성산이 아니고 누가 '환장할 산'이라고 하지 않았나. 그만큼 체력이 많이 소비된 상황에서는 여기 오르기가 얼마나 힘이 들면 그런 말이 나왔을꼬~ 임도를 따라 오르다 급경사를 치고 오른다. 힘이 든다. 그래도 아직까지는 견딜만 하다. 장미가 많이 힘들어 한다. 다시는 초장거리 산행을 하지 않겠다고 한다. 천천히 오른다. 날씨가 변덕스럽게 비가 올 날씨 같다. 서서히 어두워 지는 시간이다. 급경사를 오르고 급경사를 내려서고 낙엽길을 밟고 오르고 또 오른다. 바닥은 촉촉히 젖어 걷기에 부드럽다.

 

환성산에 도착하니 17시 30분. 1시간 30분만에 올랐다. 조금은 빨리 올랐는 것 같다. 다시 함께 오른 분들과 기념사진 한 컷 후에는 본격적으로 내리 달린다.

한 번도 쉬지 않고 어두워 지기 전에 갈수 있는

데까지 최대한 가기 위해 거의 뛰었다. 날씨까지 시원하게 도와 주기에 쉬지도 않고 달린다. 얼마를 뛰었는지도 모른다. 그렇게 하기를 1시간 30여분. 분명 시속 5km 이상은 될 것 같다. 자주 산행하는 산길이지만 지금은 거리감각 시간감각이 없다. 뛸 수 있는 만큼 뛰어야 할 뿐이다. 일반 산행인들이 보면 축지법이라도 쓰는 것 같고 바람이 쌩쌩 지나가는 것 같이 보이질 않을까 싶다.

 

어두워진다. 다시 헤드란탄을 한다. 이제 천천히 걷는다. 힘이 조금 빠지는 것 같다. 남은 거리는 분명 5km 내외다. 천천히 걸어도 21시까지는 도착할 것 같다. 그런데 걸어도 걸어도 끝이 없다. 분명히 비일재가 다 왔는 것 같은데 아니다. 아는 길임에도 이렇게 헷갈린다. 멀리 검은 그림자 같은 높은 문암산도 가도가도 멀리만 있다. 식수도 거의 바닥이다. 뒤에 따라 붙던 방장님과 월간산 2월호에 소개되었던 여전사 희야님도 먼저가고 그분들과 함께 걷던 다섯 분도 먼저 간다. 그리고 우리와 함께 달리고 뛰던 불심님과 호야님도 먼저 간다. 그래도 나와 아침햇살님 그리고 체력이 많이 소모된 장미님 이렇게 세사람은 아직까지는 여유를 갖고 천천히 걷는다. 왜냐하면 우리는 산행코스를 정확히 알고 가기 때문이다. 코스는 알아도 체력은 점점 힘들어진다. 힘이 많이 빠진다. 그래도 아는 산행길이기에 자신이 있다. 20시가 지나자 체력이 더욱 소모되는 것 같다. 입이 타고 마른다. 계속 물을 마시고 싶은데 식수는 없다. 산행길 양 옆으로 대구-포항간 고속도로 야경만이 빛날 뿐이다. 비일재 도착하기 전에 먼저간 모든 분들이 진행하지 않고 기다리고 있다. 길을 못찾고 있다. 아침햇살님이 길을 가르켜 주자 그들은 또 다시 달린다. 우리는 천천히 걷는다.

 

451.4m의 문암산이 그렇게 멀고 높아 보일수가 없다. 아무도 없는 산속 우리 세사람만 헤드란탄 불빛만 밝히면서 천천히 산을 걸으면서 즐길뿐이고~ 이때쯤인가 뒤돌아 보니 환성산 정상에서 불빛이 몇 개 보인다. 짱돌 전승희 산대장이 후미와 함께 이제 그 곳을 지나는 것 같다. 이제 그 곳이면 언제 날머리에 도착할까 내심 걱정도 된다. 우리 앞에 먼저 간 분들은 전부 20명 정도 인데 그러면 뒤에 오는 분은 40 여명~~

 

문암산 오르는 중턱에서 한참을 쉰다. 50km 정말 힘든다. 산행은 언제나 자신 있었는데. 이제 나이가 들기 든 것 같다. 도상거리 42km정도인 가팔환초 정도가 나에게 맞는 산행인가?ㅎㅎ

 

우정식당에서 먼저 출발한 9분 중 4명이 뒤에 따라 온다. 1시간 여 먼저 출발했는데...... 알바를 했단다. 그렇게 잘 달리는 분들이 알바를 1시간 이상 하다니, 길을 아는 우리가 산행하는데는 효율적인 것 같다. ㅎㅎㅎ 다시 천천히 검은 그림자 같이 보이는 문암산을 오른다.

 

드디어 문암산!정상. 조그마한 나무 정상목 안내판이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었다. 그 곳에는 조금전에 먼저간 네 분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 또 다시 알바할 분위기다. 가는 길 방향을 가르켜 주고는 우리도 내리막길로 내려선다.

여기부터는 내가 가보지 않는 코스다. 정말 급경사다. 그리고 작은 돌길이다. 체력이 바닥난 상태에서 급경사을 내려갈려니 조금 힘이 든다. 발끝이 아프고 미끄러질까 조심 한다. 그러기를 20여분. 드디어 콘크리트 임도를 만난다. 바로 맞은 편에는 감태봉으로 오르는 길이 있다. 우리가 올라야 할 마지막 코스이다. 우리는 여기서 도성사로 빠진다. 지금으로서는 감태봉에 올라야 할 아무런 의미가 없다. 식수가 바닥이 나서 더 오를 수도 없다. 오르나 안오르나 걷는 시간은 똑 같기 때문이다. 돌아가도 감태봉으로 오르는 그만큼 더 걸어야 한다. 그래도 도성사에는 물이 있다. 어디 불 빛 하나 없는 콘크리트 길을 따라 도성사로 간다. 이 콘크리트 길 끝 가장 산 안쪽에 도성사가 있다. 참 멀기도 하다. 체력이 한계에 오니 스틱 찍히는 소리도 유난히 크다. 탁 탁! 21시 20여분이다. 도성사에서 물을 실컨 마신다. 그리고 식수병에 물을 담고 앉아서 밤하늘의 달을 한 번 쳐다본다. 그러면서 이런 생각을 한다. 오늘 팔공산 환종주 50km는 나에게 어떤 의미를 갖게 하는 걸까?

 

나의 체력한계 테스트? 산행실력에 있어서 내공과 기가 쌓이고 명성이 자자한 J3클럽 회원분들 즉 산꾼 중의 산꾼분들과 함께 산행하는 의미? 현재 나의 모든 상황을 이겨내고 싶은 심리를 산행으로 극복해보고 싶어서? 맞다 모든게 맞고 어떤 의미를 부여해도 맞다. 산행은 인생과 닮은 과정이니까 말이다. 이 정도의 산행도 이겨내지 못한다면 이 험한 세상을 어떻게 살아 갈 수 있을까?라는 생각도 한다.

 

다시 도성사를 뒤로하고 공산댐으로 향한다. 감태봉 허리를 오른다. 지금 여기 오르는 데는 나도 힘이 들고 장미도 힘이 들고......모두가 힘이 드는 시간대다. 그래도 걸어야 한다. 아침햇살님이 우리를 안내한다고 수고한다. 달리고 싶어도 달리지도 못하고 장미와 함께 동료애를 발휘한다.

 

그런데 여기서 궁금한 것이 있다. 오늘처럼 초장거리 산행을 하면 유명산도 아니고 산행지도도 정확하지도 않는 이름도 없는 산행코스인데 어떻게 모든 회원들이 산행코스를 정확하게 찾아서 산행할까? 그만큼 산에 대한 내공이 분명히 쌓여있기 때문일까? 아님 산행하기 전에 산행코스에 대해서 엄청난 공부를 하고 오는 걸까? 이도 저도 아니면 후미에 쳐저서 산행대장만 따라 오는 걸까? 나 스스로 생각해도 체력에 맞게 산행속도를 낼려면 코스를 정확하게 알아야 하느데 타 지방의 이름도 없는 산과 산행코스를 어떻게 다 알 수 있단 말인가. 내가 타 지방에 초장거리 산행을 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공산댐이 어두움 속에서 발아래 보인다. 우리는 이 공산댐을 한 바퀴 돌아야 한다. 마지막 발걸음이 무겁기만 하다. 그래도 지묘동 보성아파트 불빛을 바라보면서 걷는다. 셋이서 함께.

 

21시 45분. 드디어 도로에 내려서고 식당으로 향한다. 장장 20시간의 긴 산행이다. 그래도 24시간 정도 계획했었는데 많이 빨랐던 것 같다. 강소스뜨라 총무한테 전화를 한다. 어디에 계시느냐고? 지금 20여명이 도착했단다. 먼저 도착한 분들은 찜질방에서 사우나를 한다. 몇 몇 분들은 식당에서 식사를 하고..........

 

우리는 새벽에 출발했던 그 식당에서 시원한 맥주 한 잔과 국밥을 한 그릇씩 한다. 나와 아침햇살님과 장미님은 식사를 하고 먼저 집으로 출발한다. 후미에서 고생하시면서 나머지 분들을 가이드 해오는 짱돌 전승희 대장님을 마중하지도 못하고 오늘 함께 산행하는 모든 분들과 인사도 나누지 못하고 먼저 오는 마음이 미안하기 그지없다. 배방장님과 총무님과 그 곳에 계시는 몇 몇 분들에게만 인사하고 집으로 출발한다.

 

하여튼 팔공산 50km 환종주 산행은 즐거운 산행이다. 오랫동안 마음 깊숙한 곳에 자리잡고 남아 있을 것 같은 산행이다. 오늘 함께 산행하신 모든 분들께 만나서 반가웠고 무사히 완주하심을 축하 드립니다. 다음에 또 함께 산행하기를 바라면서.......

 

오늘도 산행할 수 있음에 감사드린다.

 

 

2009년 2월 15일.

늦은 시각 사무실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