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산행기 1./지리산

지리산! 백운계곡 달뜨기능선!-잃어버린 정체성을 찾아서..

산에나갈련다 2014. 4. 21. 08:43

 

지리산! 백운계곡 달뜨기능선!-잃어버린 정체성을 찾아서..

 

신행일시 : 2014년 4월 20일(일)

산행코스 : 혜원암-윗터골-백운산-영산산장-백운계곡-운리갈림길-달뜨기능선(너덜지대-1,034봉-큰등날봉)-

               웅석봉-급경사-755봉-임도-단속사지

산행거리 : 27.5km

산행시간 : 8시간 45분

날      씨 : 맑  음

누 구  와 : 마루금 산악회

 

<웅석봉 정상에서>

 

나 자신의 잃어버린 정체성을 찾기 위해 사람들이 잘 가지 않는 지리산 백운계곡과 달뜨기능선 코스에 든다. 지리산 동쪽 끝자락 밤머리재에서 가라앉았던 산줄기가 다시 솟구친 산이 웅석봉! 얼기설기 얽힌 산자락엔 저마다의 골이 형성되어 멋진 계곡을 이루고 있는데, 북쪽으로 흐르는 내리계곡과 딱바실계. 동쪽으로 흐르는 어천계곡. 그리고 남쪽으로 흐르는 마근담계곡과 백운계곡, 청계계곡 등이 그것이다. 그중에서 가장 아름답고 대표적인 계곡이 백운계곡이라 할 수 있다.

 

 

 

화란춘성하고 만화방창한 춘계지절에......... 청아한 물소리 정겨운 웅석봉자락 두 골짝을 산행한다. 백운계곡과 청계계곡! 두 골짝을 연결 짓는 낭만의 코스가 오늘 산행지다. 통상의 들머리 영산산장에서 시작하는 백운계곡 트레킹을 오르기 전 계획에도 없던 백운계곡의 이름을 갖게 한 단성 백운산(515m)을 오르고 다시 백운계곡으로 스며든다. 그리고 빨치산 애환이 깃든 기나긴 달뜨기능선을 타고 웅석봉에 오른 뒤 동쪽 헬기장에서 청계계곡 또는 임도로 하산하는 산행이다.

 

 

 

아름다운 계곡미를 음미하는 계곡치기산행으로 봄 트레킹을 즐기며, 봄 내음 물씬 풍기는 부드러운 달뜨기능선 산행이 꽤나 낭만적이다. 계곡도 순하고 능선도 순하여 거리에 비해 그리 힘든 산행은 아니나 다만 거리가 멀고 걷기 좋다고 유유자적 즐기며 산행하다보면 의외의 시간이 소요되기도 한다. 봄이 한창인 지라산자락 웅석봉에서 유쾌한 하루산행을 만들고자한다.

 

 

04시 30분에 일어나 산행준비를 하고 05시 30분에 법원주차장으로 출발한다. 06시에 기다리는 마루금산악회 버스에 오른다. 버스는 성서홈플을 지나 88고속도로를 지나 산청휴게소에 잠시 정차한다.. 이른 시간! 그 곳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 뒤 다시 산행 들머리인 혜원암 앞으로 달린다.

 

08시 50분. 혜원암에 도착한다. 간단하게 산행준비를 하고서는 바로 백운산으로 오른다. 그런데 처음부터 산행길도 없는 가시덤불을 헤치고 올라간다. 완전 급경사길! 시작부터 힘이 쫙 빠진다. 50여분을 오르자 백운산 정상이다. 한번도 쉬지 않고 개척산행을 했더니 기진맥진이다. 다시 원래 계획했던 산행들머리인 영산산정으로 내려간다.

 

백운계곡 트레킹을 시작한다. 계곡이 정말 좋다. 수량도 많고 깨끗하고 암반도 넓고 날씨 조차 맑다. 계곡을 가로지르며 이리저리 오르며 즐긴다. 천천히 오른다. 그런데도 저질체력이 다되었는지 정말 힘이 든다. 이 좋은 계곡을 끝도 없이 오른다. 청의소! 아항소! 쌍폭! ..... 얼마나 올랐는지 11시 30분이 되어 점심을 먹는다. 넓은 암반 위에서 흘러가는 계곡물을 바라보며.......

 

다시 계곡 상류지역으로 오른다. 끝도 없다. 그리고 운리갈림길에서 달뜨기 능선길을 걷기 시작한다. 이 능선길만 5km가 넘는다. 지친상태에서 걷고 걷다가 더욱 지친다. 나 혼자 천천히 걷는다. 몸이 지친상태라 걸어도 걸어도 끝이 없다. 식수도 조금뿐인데.... 그래도 너덜지대를 지나고 전망대에서 조망을 하기도 하고 쉬다쉬다 다시 걷고 1,034봉을 지나고 웅석봉을 향한다.

 

드디어 웅성봉 정상! 푸른하늘! 붉은 진달래! 정상석에서 인증샷을 한 컷을 하고는 그늘에서 한참을 쉰다. 백두대간 할때 한 번! 밤머리재에서 웅석봉을 올라 십자봉으로 해서 내리저수지 방면으로 한 번, 산친구와 한 번. 오늘이 세번째! 진달래가 정말 곱게 피었다.

 

다시 아픈 다리를 끌고 급경사길을 천천히 한참을 조심조심 내려선다. 헬기장 갈림길에서 청계계곡으로 갈까하다 힘도 없고 해서 혹시 미끄러운 계곡에서 사고라도 날까봐 끝도 없는 임도길을 따라 단속사지로 내려선다. 다행이 신선한 바람이 조금씩 불어 준다. 임도만 7.6km. 임도도 괜찮은 하산길이다.

 

17시 45분이 되어서야 단속사지에 도착한다. 쓰러지기 직전이다. 그래도 지리산에 와서 잃어가던 나자신의 정체성을 찾은 것 같아서 보람된 산행이라고 생각한다. 역시 지리산은 영원한 내 벗이고 내마음의 고향이다..스가 기다리는 다물민족학교 앞에서 먼저 온 회원들과 막걸리 한잔으로 오늘의 산행을 마감한다. 06시 15분이 되어서야 버스는 대구를 향한다.

 

오늘도 산행할 수 있음에 감사드린다.

 

 

 <백운산에서 바라본 지리산 백운계곡 전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