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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치령

산에나갈련다 2014. 10. 27. 17:11

 

 

 

 

    고 치 령

 

백두대간 허리 가로지른 고갯길

단종의 복위를 꿈꾸던

금성대군 밀사가

영월의 단종을 배알하러 다니던 곳

그곳 고치령 고갯마루가 헛헛하다

 

원통하게 죽은 단종은 태백산신이 되고

억울하게 죽은 금성대군은 소백산신이 되었으니

고치령 정상에 신령각을 세워

두 원혼을 모시고 달랬는데

 

서럽고 답답한 민초들은 치성을 드리고

지나가는 길손은 안녕을 기원하며

영험을 얻었다는 산령각은 옛 대로이나

고갯마루엔 인적이 두물구나

 

경상도 봇짐장수가 넘나들었던 고개

강원도 산삼장수가 넘던 고개

충청도 박물장수가 넘어가던 고개

하 많은 사연들이 쌓여 있는 고개

 

오랜 세월 온갖 풍상 다 겪었으니

나그네 행색도 달라지고

넘나드는 사연도 달라지고

 

신령님은 구천을 헤매 다니나니

봇짐장수는 어디가고

산삼장수, 박물장수도 없구나

 

이제

길바닥을 할퀴고 먼지를 뿜으며 달려가는

자동차 소리만 요란하니

 

웃음소리 사라진 적막강산

묵묵히 넘는 고개에

무거운 발자국 소리만 이어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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