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산행기 2./산! 요약 산행기!

암릉 암반의 현성산 그리고 금원산의 첫 눈 산행!

산에나갈련다 2015. 11. 30. 09:46

 

 

암릉 암반의 현성산 그리고 금원산의 첫 눈 산행!

 

 

산행일시 : 2015년 11월 28일(토)

산행코스 : 미폭-현성산-사문가바위-967봉 삼거리-996봉-갈림길-1,144봉-금원산-동봉-유안청 폭포-

              자연휴양림-미폭

산행거리 : 약 16km

산행시간 : 7시간 45분

날      씨 : 흐 림

 

 

10여 년만에 현성산 금원산을 다시 찾는다. 그런데 버스가 거창휴게소를 지나자 온 산이 하얗다. 아이젠을 베낭에 넣는다. 거창휴게소에서 아침식사를 간단히 하고 금원산 입구까지 버스는 달려간다. 금원산 자연휴양림 정문 입구 바로 앞 미폭을 오늘 산행의 들머리로 한다. 하늘이 어두칭칭한 잿빛이다. 눈이 쏟아질 것만 같다.

 

09시 25분. 미폭 앞에서 현성산 정상까지 가파른 된비알 암반길을 천천히 오른다. 현성산 정상까지는 남사면이라 암반에 눈이 녹아 있기에 그래도 걷기에 편하다. 가끔 햇빛도 짧지만 한번씩 얼굴을 내밀어 준다.

 

현성산 올라가는 길 중간중간 전망대에서 멀리 전경을 조망도 한다. 첩첩산중! 깨끗한 흑백사진처럼 먼 산의 하얀 눈이 마음을 맑게 한다. 계속된 된비알 길을 조심조심 오른다.

10여 년 전에는 현성산 정상까지 가파른 된비알 길을 힘들게 암릉과 암반을 타고 두손과 두발을 최대한 활용하고 밧줄을 타고 해서 올랐는데 이제는 데크로 안전하게 오르도록 만들어 놓았다. 그리고 현원산 정상석도 산 정상에 어울리지 않는 정상석을 새로 만들어 놓았다. 도데체 누구의 발상인지........

 

그런데 눈이 많이 쌓인 현성산 정상부터 사문가바위과 967봉 수승대로 가는 삼거리를 지나 996봉까지는 암릉과 암반의 눈과 얼음길이다. 아이젠을 베낭에서 꺼낸다. 눈과 얼음으로 암릉과 암반이 길이 위험한데 밧줄이 매여져 있는 곳은 현성산 정상 바로 아래 2 곳 뿐이다. 그 후로는 정말 조심해서 암릉과 암반의 미끄러운 길을 걸어야 한다. 작은 암릉도 눈이 얼어 있는 곳은 선뜻 걷지를 못한다. 수승대로 내려갈 수 있는 997봉 삼거리를 지나서는 특히 위험하다. 바위 턱을 넘어서는 곳에서는 올라서기도 힘들지만 올라서서 내려서기는 발 디딜 곳이 없고 미끄러워 더욱 위험해서 여간 조심하지 않으면 안되는 곳이다. 

 

결국 다른 산악회 여성회원 한분이 967봉 삼거리 10여분 지난 곳 좁은 오솔길에서 미끄러져 발목이 부러졌다. 그것도 바로 내 앞에서. 잡목이 많아 헬기도 오기 힘들고 마루금 가운데 좁은 외길이고 눈이 많고 얼어 있는 곳이라 구조대원도 오기가 어려운 곳! 그 여성분 산악회 남자 회원분들이 응급조치를 취하는 것을 보면서 걱정을 뒤로하고 난 금원산 방향으로 눈길을 걷는다.

 

12시 30분. 사문가바위를 지나 능선 평편한 곳에서 자리를 펴고 점심을 먹는다. 이 곳을 지나면 금원산 정상까지는 산행길이 온통 눈이고 얼음이다. 금원산을 올라갈수록 높아서인지 솜뭉치처럼 눈이 나뭇가지에 걸려 있고 나무줄기에는 차가운 바람때문에 눈이 얼어 절경을 이룬다. 바닥은 눈이 가끔은 무릎까지 푹푹 빠진다. 된비알을 오르는데 등줄기에 땀이 바짝바짝 베인다. 날이 더욱 차가워지고 바람이 매섭게 불어아 얼굴을 때린다. 조심조심 천천히 걷고 가끔은 쉬면서 걷는다. 산서의 에베레스트나 안나푸르나 K2를 오르는 기분이다.  

 봄 여름 가을이면 5시간 30분이면 산행할 거리를 아무리 생각해도 오늘은 7시간 30분은 더 걸릴 듯하다.

 

14시 45분. 드디어 금원산 정상에 올라선다. 하늘이 시커멓다. 눈발이 조금 날리고 바람이 많이 차다. 인증샷을 한 컷하고서는 바로 제 2코스로 걷는다. 헬기장과 동봉에서는 눈꽃이 만발이다. 천상의 화원이다.

기백산 방면을 한번 쳐다보고는 다시 유안청 폭포로 내려선다. 가파르게 내려선다. 바위에 전부 눈이다. 얼어 있는 곳도 많다. 오직 조심하는 수 밖에 없다. 그런데 날씨가 너무 차다. 긴장하고 차가운 날씨 때문인지  조금은 지친다.

내려오는 길에 사고난 산악회 회원분들을 만나 어떻게 조치했는지 물어보니 헬기를 불렀다고 한다. 산에서는 안전이 제일인데. 마음이 착찹하고 아프기만 하다.

한참을 걸어 임도로 내려서고 다시 산길로 내려서 약수터에서 아이젠을 벗는다. 발이 날아갈 듯이 가볍다.

 

17시. 유안청 폭포 가까이 도착하자 날이 어두워진다. 계속되는 낙엽길을 조심조심 걷는다. 유안청폭포 앞에서 다시 인증샷 한장. 관리사무소 방면으로 천천히 편안하게 걷는다. 버스가 기다리는 미폭 앞에 도착하자 18시 05분이다. 10여분 후 후미가 도착하자 버스는 발 대구로 향한다.

 

생각하지도 않는  첫 눈 산행! 미끄러운 암릉 암반 산행이라 힘은 들어도 즐겁고 행복한 산행이다.

역시 삶은 산이 답이다.

 

오늘도 걸을 수 있음에 감사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