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病床에서의 斷想!!

산에나갈련다 2009. 7. 21. 14:58

病床에서의 斷想



지난 6월 30일 친구와 식당에서 식사하고 나오다 식당 주차장에서 뒤로 후진하던 에쿠스 승용차에 치여 발등의 뼈가 으스러지고 이탈되는 부상을 당해 수술을 하고 전치 7주의 진단에도 불구하고 20일간 입원했다 어제 퇴원을 했다.


발등에 아직 9개의 철심을 꽂아두고 있어 발을 바닥에 딛지도 못하는 어렵고 힘든 상황에서도 회사 일을 더 이상 방치하고 있을 수도 없어 좀 무리를 해서라도 회사에 출근을 하면서 통원치료를 할 생각으로 퇴원을 한 것이다.


내가 병실에 누워 있으면서 참 많은 생각을 했던 것 같다.

삶이 무언지? 부부란 어떤 것인지? 어떤 친구가 진정한 친구인지? 교통사고 환자의 다양한 형태 및 그동안 휴일이면 산행 다닌 것이 얼마나 행복한 시간이었는지 등등.........


먼저, 삶에 대한 생각은 이렇다. 움직이지도 못하고 누워 있으면서 생각한 것들이다. 건강하게 욕심 없이 자연의 순리대로 열심히 일하고 어려운 사람들에게 베풀면서 살아야겠다는 것이다.

병실에 함께 누워 있던 환자들 대부분이 경제적으로 어렵고 가족들로 인해 힘들어 하고 직장 없이 하루 벌어 하루 사는 사람들이 눈에 많이 보였다. 나 자신이 여태까지 살아온 삶이 그래도 행복한 삶이었던 것 같아 하나님에게 그리고 나 스스로에게 고맙고 감사함을 마음속에 간직할 수 있었다.


그럼 부부란 어떤 것일까? 항상 당연히 그 자리에 있어 소중한 줄 모르고 각 자 할 일 하면서 살아왔던 집사람이 한 순간 산소처럼 나에게 그렇게 중요한 사람으로 다가 왔다. 그동안 내가 너무 무심하게 대했던 것 같아 미안함과 함께 사랑스럽게 느껴졌다. 매일 새벽에 맛있는 반찬과 영양식을 해서 병원에 와서는 나의 머리를 감겨주고 옷을 갈아 입혀주고 마주보고 밥을 함께 먹으니 아~ 이게 부부고 가족이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고 앞으로 내가 할 수 있는 한 정말 잘 해줘야겠다고 다짐도 했다.

그러면서 매일 새벽에 병원입구에서 집사람을 기다리는 것이 나의 하루 일과가 되고 있었다.


친구! 아군과 적군을 구분할 수 있는 시기였다고나 할까? 그 짧은 입원동안의 시간에 친구에 대한 개념 정리를 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그리고 내가 친구들에게 어떻게 행동하고 생각해야 하는지를 분명하게 선을 제시 해주었고, 앞으로 살면서 보다 덕을 많이 쌓을 필요성이 있는 것 같았다.

형제와 친인척과 좋은 친구들과 전 현직 직장 동료들과 내가 유일하게 가진 취미활동인 산행을 함께 하는 많은 산악회 회원 분들이 병문안과 격려전화를 주셨다. 내가 살면서 한 일에 비하면 너무 고마워 눈물이 날 지경이었다.

 

그런데, 너무 아쉽고 아직 이해할 수 없는 일이 하나 있어 가슴이 시리다.

내가 교통사고 나던 날. 난 친구가 사업적으로 경제적으로 너무 힘들다는 전화 한 통화에 없는 시간 만들어서 위로해주기 위해 그 친구와 식사를 하면서 소주도 한 잔 하고 그 친구의 얘기를 하염없이 들어주었다. 그리고 계산해주고 나와서 잠시 그 친구와 얘기하던 중 갑자기 내가 사고를 당한 것이다.

그런데 그 친구 수술한 첫 날 의례적인 전화 한 통화 후 내가 입원해 있는 동안 전화 한 통화도 병문안도 한 번 오지 않았다. 어떤 씁쓸한 기분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그 친구 그럴만한 사정이 있을 거라고 아직도 자위하고 있다.

 

그래도 병문안 오는 모든 사람들이 ‘앞으로 산행을 못하게 되어 어쩌나?’ 하는 그 한마디가 아직까지는 사람들이 살만한 세상이라고 느끼게 한다.


그리고 교통사고 환자에 대한 나의 생각이다.

어찌 무보험차량 사고가 그렇게 많은지. 20일 동안 입원해 있는 동안 병원에서 만난 환자들과 대화를 하면서 가슴이 답답했다. 부상당하고 가해자는 한 번 오지도 않고 국가지정보험으로 해결해야 하는 피해자들의 심정 조금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기도 하다.

나에게 돌이킬 수 없는 상해를 가한 가해자도 책임보험만 들었기 때문이다. 그나마 양심이 있는 분이라 합의는 되었지만 말이다.


그리고 조그만 상해도 없으면서 입원한 환자가 합의금만 받으면 그날 바로 퇴원하는 사람. 또 보험을 많이 가입했다 사고가 나서 생각지도 않던 보험금을 많이 받다보니 직장보다 보험금을 지속적으로 타기 위해 입원하지 않아도 될 만한 사람들조차 장기 입원해 저녁에는 어딘가 외출하다 새벽에 들어와 병상에 누워 있는 환자도 어찌 그리 많은지....... 보험금 새는 소리가 들릴 정도였다.


어찌되었던, 뜻하지 않은 사고로 수술 후 짧은 입원기간 동안 나름대로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 나날들이었다.



                                                                                                                                       2009년 7월 21일.


                                                                                                                                       퇴원한지 하루 만에 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