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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주 한 병 마신 어제저녁

산에나갈련다 2014. 11. 27. 14:32

 

 

소주 한 병 마신 어제저녁

 

지긋한 눈빛으로 움켜쥐던 소주 잔

한숨으로 채워져 찰랑이던 소주 잔

안타까이 고개 숙여 마주하던 소주 잔

모처럼 만난 친구 놈 셋은

한우고기를 석쇠 위에 얹어 놓고 건배를 한다.

 

소주 잔 속에 담긴 나를 서로 부대끼며

우리는 한 목소리로 합창을 한다.

각자의 목소리로

각자의 마음으로

각자의 방법으로

 

그래도 내뱉어진 음절은 다르지 않더라.

소주잔에 담긴 술 맛도 다르지 않더라.

소주를 한 병 마신 어제저녁은

슬프고 술푸고

술푸다가 슬프다가

 

쓴 맛으로 한 숨을 토해내며 보내지는 하루는 다르지 않더라.

인생과 나이와 서글픔도 함께

친구들과 마시는 소주는 꼴~깍 꼴~깍 잘도 넘어가더라.

친구 놈 셋은 각자 다른 의미로 채우는 어제 하루지만

함께 한 시간 함께 나눈 이야기 함께 나눈 마음은 정말 행복하더라.

 

                 2014년 11월 27일.

 

                                                             점심 식사 후 사무실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