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산!-잃어버린 겨울을 찾아서.
산행일시 : 2016년 1월 5~6일(수)
산행코스 : 01/05. 제주도. 어승생악/ 절물오름/ 제주국립박물관
01/06. 한라산. 성판악-숙밭대피소-진달래밭대피소-정상-진달래밭대피소-사라오름-성판악
산행거리 : 한라산 약22.5km
산행시간 : 한라산 8시간
날 씨 : 01/05. 비
01/06. 맑음
겨울이 없다. 봄날 같은 날씨다. 한라산도 봄이다.
2015-2016년 우리나라 겨울산에 눈이 없고 극한이 없다. 겨울산행의 즐거움을 만끽하지 못한다. 그래서 설산과 극한의 추위를 찾아 수 없이 산행했던 겨울 한라산에 다시 왔건만, 5일날 제주에 비가 내리더니 그 비가 어승생악 1,000미터 고지 이상에는 눈이 되어 내린다. 한라산 정상에는 설국이 되겠다고 혼자 생각한다.
6일(수)날. 신새벽부터 호텔 체크아웃 후 식사를 하고 설국의 한라산을 상상하며 성판악으로 달려간다. 그런데 성판악탐방대피소에서 바라보는 한라산에 눈이 없다. 어제 내린 눈은 도데체 어디로 사라진 것일까?
산행준비를 간단히 한 후 돌길과 데크 그리고 돌계단을 밟으며 한라산으로 오른다. 눈길보다 피로도가 높고 걷는 속도도 늦어진다. 천천히 걷는다. 숙밭대피소를 지나자 눈과 눈이 녹은 물이 얼어 붙은 빙판길이 보인다. 돌과 빙판이 적절하게 얼어 있다. 아이젠을 하고 걷는다. 그런데 덥다. 옷을 하나하나 다 벗는다.
진달래 대피소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 뒤 정상을 향해 걷는다. 이제 부터 산행이다. 하얀 눈이 제법 밟힌다. 그런데 날씨가 따뜻한 탓인지 눈이 분설이다. 아이젠에 달라 붙는다. 걷기에 불편해진다. 그렇다고 아이젠을 벗고 걷기엔 미끄럽다. 그냥 천천히 한라산 정상을 향해 걷는다. 1,500 고지를 넘어서는 데도 봄날씨다. 차가운 바람이 없다. 답답하다. 1,700고지를 지나자 한라산 정상이 한눈에 들어 온다. 북쪽 사면에는 눈이 보인다. 눈과 하얀 구름과 푸른 하늘과 검은 돌들이 잘 어울린다. 한라산 다운 형태가 남아 있어 조금은 가슴이 시원해진다. 데크계단을 오른다.
11시 45분. 정상이다. 어제 통제되었던 까닭인지 평일임에도 많은 사람들이 백록담의 설경을 즐기고 있다. 백록담 앞의 백록담 정상석 앞에는 많은 사람이 기념 인증샷을 하기 길다랗게 줄지어 서 있다. 바람이 제법 차다. 자켓을 베낭에서 꺼집어 내어 입는다. 그리고 눈 덮힌 백록담을 배경으로 인증샷을 한 번 한다. 그리고 한참을 바라본다. 제주도 특산물 오메기떡을 하나 먹는다.
관음사로 내려가는 코스가 작년에 작은 산사태로 인한 공사로 그 쪽으로 갈 수 없음에 다시 데크를 밟으며 진달래밭 대피소 빠르게 내려선다. 13시 10분. 진달래 대피소에서 점심으로 가져온 1회용 발열 짜장비빔밥으로 식사를 하고 사라오름으로 오른다.
2012년 1월 30일 사라오름 때 보다는 설경이 못하지만 그래도 사라오름 분하구 전체가 얼어 있다. 햇빛에 반사되는 얼음이 눈부시다. 데클 걸어 전망대에 오른다. 그 곳에서 한라산을 한번 쳐다보고는 다시 얼어 붙은 분화구 위로 내려선다. 호수 위 얼음 길을 걸어 본다. 재미도 있지만 가슴이 시원해진다.
16시에 출발한다는 버스시간 때문에 다시 끊임 없는 돌길을 빠르게 걸어 성판악으로 내려온다. 그래도 즐겁고 행복한 날이다.
오늘도 걸을 수 있음에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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