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산행기 2./산! 산! 산행기!

달마산 산행기!

산에나갈련다 2008. 6. 13. 14:22
1. 산행일시 : 2004년 3월 7일 05시 출발

2. 산행코스 : 영전리-무선중계소-도솔봉-윗골재-떡뽕-하숫골재-금샘-달마산-미황사
(산행시간 5시간 30분)

3. 산행개요 : 전라남도 해남군. 일명 ‘땅끝’에서 솟아난 달마산(489m)은 다도해를 향해 길게 펼쳐져 있어, 산과 바다의 절경을 모두 감상할 수 있는 산이다. 달마산에는 삼황의 아름다움이 있다고 한다. 불상! 바위! 그리고 석양빛!이 그것이다. 뽀족하게 솟은 암봉들 위로 해뜨는 광경도 인상적이지만, 해질녘 빛의 향연 또한 운치가 있다고 한다.

달마산은 남도의 금강산답게 공룡의 등줄기처럼 울퉁불퉁한 암봉으로 형성되어 있으며, 능선은 단조로운 산타기와는 달리 정상만으로만 이어지는 릿지산행을 할 수 있는 산이다. 그것도 나이프 릿지 산행!으로.

볼거리로는 신라 경덕왕 8년(749)에 의조화상이 경전과 불상을 소에 싣고 가다가 소가 마지막으로 멈춘 곳에 세운 사찰이라는 전설이 전해오는 미황사가 있으며, 미황사 대웅전 뒤쪽으로 산 정상부근에 기암괴석이 들쭉날쭉 장식하고 있는 거대한 수석을 세워 놓은 듯 수려하기 그지없는 달마산의 절경을 한눈에 볼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95년에 미황사에서 달마산 북쪽으로 해서 달마산 정상으로 해서 서흥리로 한번 산행한적이 있었다.

4. 산행기
대구에서는 정말 마음을 단단히 하지 않으면 당일 코스로 산행하기 힘든 산이 반도의 끝자락에 있는 격자봉과 두륜산 그리고 달마산이다. 그런데 이번에 산유화산악회에서 지난번 일요일 북한산의 무박 2일에 이어, 다시 대구에서 산행하기 힘든 산을 산행한다니 얼마나 기대가 되는지?^^* 릿지산행! 그것도 나이프 릿지산행을 할 수 있는 달마산을 산행한다니 고맙기 그지 없었다. 그래서 당연히 신청을 하고 참가하게 되었다.

새벽 03시 30분부터 일어나 부지런히 산행준비를 하고 산행 출발지인 법원 주차장에 도착하니 04시 50분! 회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버스에 올랐다. 잠시 후 버스는 두류공원과 화진예식장에서 기다리는 회원들을 태우고 구마고속도로에 올렸다. 44명의 회원이 참석했다.

눈을 붙이고 잠을 청했다. 얼마나 달렸는지 남해고속도로 사천휴게소에 도착했다. 새벽 바람을 잠시 쉐고 다시 버스에 올라 운영진에서 준비해온 김밥과 떡을 아침으로 먹었다. 버스는 다시 출발을 하고 정신을 좀 가다듬고 있으니, 자연인 회장의 인사와 회원 인사를 하고 박술희 산행대장의 산행지 설명이 있었다.

보성을 지나니 잔설이 보이다가 서쪽으로 갈수록 눈이 조금씩 많아지는 것 같았다. 휴게소에서 휴식을 취하니 바람은 눈바람이라 차갑게 느껴지고 그래도 날씨만은 맑고 깨끗햇다.

11시 경 버스는 영전리에 도착했다. 산행대장은 지도에다 나침반을 대고 산행코스를 찾았지만, 잘 다니지 않는 산행코스이고 시그널도 하나 없어 할 수 없이 자연인 회장의 결정으로 무선중계소를 향해 무작정 산을 헤쳐나가기로 했다.
일반적인 산행코스로는 마봉리-능선-도솔봉-주능선-달마산(정상)-미황사(산행시간 5시간)나 아니면 반대 코스로 산행하는데 우리는 영전리-무선중계소-도솔봉-윗골재-떡봉-하숫골재-금샘-달마산(정상)-바람재-관음봉-이진리로 하는 6시간 30분 정도의 완전 종주코스로 잡았고 그것도 대구로 돌아가는 시간을 감안해서 역코스로 잡았던 것이다.

가시덤불에 찔리고, 잡목사이로 없는 길을 헤처나가고, 가끔씩 있는 잔설에 미끄러지면서도 능선을 3개나 넘고 넘었다. 모든 회원들이 정상적인 산행을 시작도 하기 전에 배고파 힘들어 하고 지쳐가고 있었다. ㅎㅎㅎㅎㅎㅎ. 그래도 산행하는 멋과 즐거움은 있었다. 이것이 산유화산악회만의 브랜드였다. 박술희 산행대장의 그 잘생긴 얼굴이 가시에 긁혀 쭉 긁혀 피가 나고......
1시간을 아끼려다 2시간을 더 소모하고 말았다. 릿지 산행이 시작되는 무선중계소 앞에 도착하니 13시 45분 경이었다. 그래도 산행은 즐거움 그 자체였다.

우리는 차가운 바람을 피해 양지바른 곳에서 점심 식사를 삼삼오오 맛있게 하고, 소주도 한잔 곁들이면서 다시 산행준비를 갖추고 단체사진을 한 번 찍었다. 3면이 모두 바다에 닿아 있는 산이라 멀리 다도해 해안경관을 조망하는 즐거움과 간간히 눈바람이 거칠 것 없이 불어와 가슴 깊은 곳까지 시원하게 씻어 주는듯 했다.

14시 15분. 우리는 다시 출발했다. 내가 선두에 섰다. 무선중계소를 돌아서자 땅끝에서 솟아나 ‘요란하게 웅성거리는’ 암봉들의 아름다움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졌다. 눈길인 도솔봉을 지나고 도솔암터를 바라보고 지나서 윗골재와 떡봉을 지나니 다도해의 무수히 많은 섬들이 부서지는 하얀파도와 이루는 절경이 보이고.....하숫골재를 지나니 북동쪽으로 두륜산과 천관산이 바다와 어우러져 장관을 이루는 모습이 보였다. 곳곳에 단절된 바위 암벽이 있어 힘이 들었지만 나이프 릿지 산행의 진면목을 알게 되었다.

우리는 기암괴석으로 이루어진 암봉산행으로써 사지를 활용해야만 오를수 있는 암봉들!을 오르고, 손발에 힘이 들고 아찔한 스릴과 아기자기한 면이 있는 밧줄타기!를 하고, 우회길이 없어 대부분 암봉마다 오르고 내리기 해야만이 산행이 연결되기 때문에 힘은 드나 릿지산행의 묘미를 느끼고! 대부분의 산행길이 바다 경관과 함께 하고, 잔설과 함께 하는 즐거움이 있었다.

금샘(바위에 뚫린 구멍에 샘이 있음)에서 물을 한 쪽 시원하게 마시고....우리는 달마산 불썬봉 아래에서 하산코스를 다시 결정했다. 후미와 일몰시간을 감안해서 산죽밭으로 해서 미황사로 하산하기로. 이때가 17시 15분을 지나고 있었다.

25분여쯤 내려오니 천년고찰 미황사가 너무나 고요하게 자리잡고 있었다. 몇 년만에 다시 보는 미황사! ‘묵언’이라는 글을 새기면서 경내를 한번 돌고. 그리고 미황사 대웅보전 뒤로 달마산의 암릉이 병풍인 양 펼쳐져 있고, 인간의 건축과 자연이 빚어내는 절묘한 조화로움에 탄성이 절로 나오고...... 나는 낮과 밤이 교차하는 이 해거름에 소주 한잔이 간절히 생각났다.

버스는 이진리에서 우리를 기다리다 서흥리로 왔다가 다시 미황사에 도착했다. 나는 오늘 산행을 마감하면서 버스에 몸을 실었다. 이때가 18시 10분 경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