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악새가 울지도 않는 신불산 억새산행!
산행일시 : 2010년 9월 23일
산행코스 : 배내골-청석골-신불재-신불산(1,208.9m)-파래소폭포-배내골
산행시간 : 5시간 30분
날 씨 : 흐림/맑음
<파래소 폭포 가는 능선길에서>
한가위 추석도 지나고 삶의 무게가 무겁게 느껴지는 요즘 아무 생각 없이 푸른하늘을 바라보면서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푸른산을 걷고 싶어 어느 산을 갈 것인가를 생각하다 가을을 느낄수 있는 억새산행으로 신불산을 찾기로 하고, 가이드 산악회에서 가는 차량을 이용하기로 한다.
작년 6월 30일 당한 발등이 다 부서지는 교통사고와 2010년 2월 6일 당한 교통사고 그리고 7월 28일 아들의 오토바이 사고 그리고 9월 19일 당한 교통사고 등으로 인한 정신적 충격이 누적된 탓에 몸과 마음이 피폐되고, 평소에 느껴보지 못한 직장에서의 스트레스 등으로 정서적으로도 불안해지는 요즘인지라 삶의 무게가 한 없이 무겁게 느껴지는 시기이다.
하여튼 오늘도 산행할 수 있음에 감사 드립니다.
아침 느즈막하게 일어나 8시에 성서 홈플로 달려간다. 추석 다음날인 휴무날이라 신천대로도 한적하다. 차장으로 시원하면서도 선선한 바람을 마음껏 맞으며 달린다. 기분이 상쾌함을 느낀다.
08시 30분. 산악회 버스를 타고 경부고속도로와 신대구 부산간 고속도로로 해서 양산에서 밀양댐 위로 해서 배내골로 들어선다.
<자연휴양림 산책로 전경>
<파래소 폭포에서 내려오는 계곡 전경>
<신불재 올라가는 데크>
<신불재 오르면서 바라본 청석골 전경>
<신불재 오르막에 있는 억새 전경>
<신불재 오르면서 바라본 신불산 정상 전경>
10시 25분. 배내골 안 청석골 입구에 도착한다. 간단히 산행준비를 하고는 영남알프스 심장으로 들어선다. 백년사 앞으로 해서 자연휴양림을 거쳐 신불재로 오른다. 처음부처 가파른 된비알을 한참 오른다. 육산임에도 부서진 돌들로 인해 걷기에 많이 불편하다. 30여분을 오르고서야 조금 편안하게 걷는다. 임도 끝을 지나 다시 숲 속 길을 30여분을 오른다. 오늘은 얼음물이 필요 없는 날이다. 그래도 나는 얼음물을 마신다. 가슴에 밖힌 삶의 응어리를 씻어 내리고 싶어서다. 가져온 포도도 쉬면서 먹는다.
널널산행! 지난 주 덕유산을 편안하게 천천히 즐기면서 산행을 하고 4일 만에 다시 널널산행이다. 빨리 가야할 이유도 없다. 이제부터는 천천히! Slow!다. 느리게 살고 싶다.
<신불재에서 신불산 정상가는 데크 전경>
<신불재 억새밭 전경>
<신불산 오르면서 바라본 영축산과 억새>
<신불산 오르면서 신불재 억새와 영축산을 배경으로>
<신불산 정상석>
12시 30분. 광활한 억새밭인 신불재에 오른다. 흐트러지게 피어야 장관인 억새는 한 달은 더 있어야 활찍 필 것 같다. 멀리 첩첨산중을 둘러본다. 비온 뒤라 조망이 아주 좋다. 올라온 배내골과 건너편에 있는 재약산과 천황산을 한 번 바라본다. 가슴이 확 트인다. 더불어 푸른 하늘과 함게 다시 신불산 정상을 바라본다. 한참을 바라본다. 데크가 잘 설치되어 있다. 그 데크 위로 천천히 정상을 향한다. 바람이 시원하다 못해 서늘하고 싸늘한 기분까지 든다. 그래도 기분 좋다. 걸으면서 신불공룡도 한번 바라보고 가끔은 뒤돌아 광활한 억새밭과 잘 어울리는 영축산과 함박재와 시살등도 바라본다. 초장거리 산행을 하던 지난날을 생각난다. 한 번 피식 웃고는 천천히 산행 자체를 즐기면서 오른다.
<신불산 정상 데크에서 바라본 첩첩산중 함박재와 시살등 전경>
13시. 정상에서 바람에 무너진 돌탑을 바라보고 정상석을 배경으로 인증사진을 찍고는 식사를 한다. 데크에서 자리를 넓게 펴고 신발을 벗고 이 세상에서 제일 편한 자세로 올라온 배내골을 바라보며 식사를 한다. 햇빛이 가끔 얼굴을 내민다. 따뜻함을 느낀다.
<파래소 폭포 내려가는 능선 전경>
<파래소 폭포 내려가는 능선 억새 전경>
<파래소 폭포 내려가는 능선에서 바라본 청석골 전경>
13시 35분. 나는 다시 간월재로 향한다. 조망을 즐긴다. 간월재 내려가기 전 파래소 폭포쪽 으로 방향을 돌린다. 가보지 않은 길! 나는 그 길로 진행한다. 사람이 많이는 다니지 않은 길이라 키보다 큰 억새와 수풀이 길을 가로 막는다. 아니 길을 찾지도 못하게 한다. 그래도 훑어가면서 길을 찾아 나아간다. 가파른 암벽을 내려서고 억새 사이사이를 지나간다. 멀리 간월재와 간월산이 햇빛에 밝게 모습을 드러낸다. 쉬지 않고 한참을 걷는다. 피곤한줄을 모르고 즐겁게 숲 속 깊숙이 들어서서 신불산 그자체를 즐긴다.
능선을 따라 걷다 계곡으로 내려선다. 멀리 청석골이 낭만적인 모습으로 보인다. 그 곳을 향해 한걸음 한걸음 내려선다. 역시 잔돌로 된 길이라 미끄러움에 주의하면서 걷는다. 그래도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고, 깨끗하면서도 푸른 산과 조망이 좋아 피곤한 줄 모르고 걷는다.
<파래소 폭포 전경>
<파래소 폭포 앞에서>
15시. 물 떨어지는 소리가 우렁차게 들린다. 파래소 폭포다. 그 곳에 관광온 사람 소리도 시끄럽게 들린다. 폭포로 내려선다. 비온 뒤라 엄청난 물이 시원하게 포말을 일으키며 떨어진다. 물보라가 멀리까지 날아간다. 포말이 떨어지는 그 곳에서 발을 씻고 세수도 한 번한다. 정말 시원하다.
삶의 피로를 씻어내고는 청석골을 지나 배내골로 빠르게 걷는다. 16시까지 도착 해야하기 때문이다. 16시 정각에 버스에 도착한다. 그런데 아무도 없다. 어느 누구도 오지 않은 것이다. 허탈!
산대장에게 전화를 하니 1시간 정도 더 있어야 한다고 알탕을 하고 쉬고 있으란다. 참~
신발을 벗고 편안하게 그늘에서 먹을 것 먹으면서 쉰다. 17시가 넘어서야 함께 산행을 출발한 회원들이 한명씩 한명씩 도착한다. 17시 15분에 대구로 출발한다. 시원한 맥주를 한 캔 마시고 싶으나 내일을 위해 그냥 간다.
그래도 산 그 자체를 즐기면서 무거운 삶의 무게를 조금은 내려 두고 간다는 생각에 오늘 산행은 정말 즐거웠다. 19시쯤 차창 밖으로 멀리 떠 오른 어제 보지 못한 밝은 보름달을 한참 바라본다. 행복한 순간!
"삶을 편안하게 해주소서"라고 소원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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