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바래동릉-세걸동릉)-나는 오늘 짐승이 되었다.
산행일시 : 2012년 1월 15일(일)
산행코스 : 발전소-바래동릉(배너미재-966봉)-바래봉(1,165m)-부운치-세걸산(1,207m)-세걸동릉-부운교
산행거리 : 13.5km
산행시간 : 8시간(08:40-16:40)
날 씨 : 흐 림
누 구 와 : 마루금 따라 홀로
<바래동릉 끝자락 바래봉 아래서 천왕봉을 배경으로.>
아무도 가지 않은 눈길의 지리산 바래동릉과 세걸동릉을 연계한 산행! 바래봉은 봄의 철쭉으로 유명한 곳이지만 겨울 설경도 그에 못지않다. 온화하고 화려하기 한 바래봉에도 거친 숨은 산길이 있는데 바로 바래동릉이다. 오늘은 이 바래동릉의 끝자락을 부여잡고 바래봉 정상까지 오른다.
그리고 서북릉의 차가운 칼바람을 맞아가며 세걸산까지 진행하고 역시 세걸산에서 뻗은 눈길의 가파른 동릉을 타고 그 끝자락 부운마을 입구까지 내려간다.
바래봉의 설경! 이맘때면 기대되는 설경은 매서운 겨울바람에 얼어붙은 눈꽃! 지리산 주능선과 천왕봉과 반야봉서북능의 조망이 너무 좋은 계절이다. 그리고 눈 의 천국! 바로 서북릉의 진면목이다.
겨울이 겨울다운 지리산! 지리산 바래동릉과 서북릉 그리고 세걸동릉에서 아름다운 겨울산행을 즐겨본다. 숨은 산길과 화려한 산길을 동시에 걸어보는 구간! 모처럼 산행하기 좋은 맑고 포근한 날씨에 겨울 지리산을 마음껏 즐긴다.
2012년 지리산 첫 산행을 지리산 또 하나의 숨은 비경과 설경을 보기 위해 새벽부터 서둘러 산행준비를 하고 06시에 법원 주차장에서 지리산가는 마루금산악회 버스에 탑승한다. 지리산 산행은 언제나 가슴이 뛴다.
08시 40분. 남원시 산내면 대정리 암반수 가든 앞에 도착한다. 조금은 포근한 날씨지만 그래도 지리산의 차가운 바람은 여전하다.
지리산 차가운 물이 힘차게 흐르는 얼음 계곡 위에 큰 바위를 기둥으로 하여 이어 노은 아기자기한 푱푱다리를 스릴있게 즐기며 건너 발전소 뒤로 올라간다. 그런데 있어야 할 길이 없다. 발전소 직원은 길이 없어 갈 수 없다고 돌아가라고 한다. 그래도 그럴수는 없지 하면서 늘 하는대로 그냥 잡목과 숲을 치고 능선으로 올라간다. 나무가지에 얼굴에 찔리고 스치고......... 험한 길을 한참 올라 지능선에 오르자 희미하게 길이 보인다.
길을 따라 능선길을 걷는다. 아래 배너미재와 윗 배너미재를 지나고 966봉으로 오른다. 그런데 아무도 밟지 않는 눈이 오를수록 많아진다. 아이젠을 하고 올라도 경사지역에서는 미끄러지고 또 미끄러진다. 발이 푹푹 빠진다. 힘들게 힘들게 오른다.
966봉! 여기서 잠시 휴식을 취하고 바래동릉으로 걷는다. 아직까지는 서서히 눈길을 오를 뿐이다. 그런데 바래봉 아래로 갈수록 산죽과 잡목 그리고 쌓인 눈때문에 바위 위로 걷기 힘들어 진다. 조심조심하면서 길을 찾아찾아 오른다. 바래봉 바로 아래에서 쳐다보는 바래봉은 거대한 벽이다. 이 거대한 벽을 오르기 위해 된비알을 한참 치고 오를 때엔 등줄기에서 땀이 난다. 아무도 없고 걸은 흔적도 없는 눈길의 바래동릉을 걸으면서 즐긴다는 것은 짐승이 아니고서는 할 수 없는 일이다.
12시. 바래봉 정상에 오른다. 동으로는 확 트인 조망과 서로는 운무로 신비감을 자아낸다. 동으로는 지리산 주능선이 보이고 천왕봉과 반야봉 등 지리산 겨울 산야를 너무나 선명하게 보여준다. 역시 지리산이다.
차가운 지리산 눈바람이 몰아친다. 2년만에 다시 찾은 바래봉 정상을 찍고 서북능선으로 가야하기에 아래 바람이 없는 곳으로 내려와 여유롭게 천천히 점심식사를 한다. 그리고 바로 서북능선으로 출발한다. 능선의 눈길이 부드러워 걷는 촉감이 아주 좋다. 팔랑치를 지나고 1,128.8m 봉을 지나고 부운치와 세동치를 지나고 세걸산 정상에 오른다. 다시 한번 지리산 주능선과 심마니능선 그리고 만복와 서북능선을 조망하고는 세걸동릉으로 내려선다. 15시다.
세걸동릉 가는 길은 세걸산에서 내려서는 첫 길이 엄청 가파르고 눈길에 그냥 미끄러져 내려간다. 바위에 찍히고 나무가지에 걸리고 얼굴이 잡목에 활키고 온몸이 상처투성이가 된다. 그러면서도 조심하면서 한참을 내려선다.
그다음은 키보다 더 큰 산죽사이로 눈길을 걸어야 한다. 산죽때문에 앞이 보이지도 않는 길을 찾으면서 조심조심 걷는다. 역시 산죽에 얼굴이 할키고 발이 산죽에 걸리고 눈에 미끄러 진다. 그래도 걷고 또 걷고 끝도 없이 걷는다. 아무도 밟지 않은 깨끗한 눈을 밟아 보는 상큼한 기분과 차갑지만 시원한 지리산 찬 바람을 맞으며 능선을 걷고 갈림길을 찾으면서 걷고 또 걷는다.
눈이 쌓인 내리막길과 바윗길과 산죽길! 잡목길! 그야말로 나는 오늘 짐승이 된다.
16시 40분이 되어서야 세걸동릉길 끝자락 부운교 있는 곳에 내려선다. 지리산 계곡의 얼음물에 탁족을 하고 세수를 한다. 하루의 피로를 씻어낸다. 정말 기분이 상쾌한 하루다. 그래서 동동주 한잔과 순두부로 오늘 산행을 마감한다.
오늘도 산행할 수 있음에 감사드립니다.
<지리산 바래동릉 들머리 가는 길! 푱푱다리 전경.>
<바래동릉에서 바라본 덕두봉 전경.>
<966봉에 걸려 있는 아주 오래된 시그널 하나.>
<바래동릉 오르다 전망대에서 바라본 천왕봉 전경.>
<바래동릉 길!-키 보다 큰 산죽과 눈이 쌓인 전경.>
<바래동릉 가는 길!-아무도 밟지 않는 눈길 전경 1.>
<바래동릉 가는 길!-아무도 밟지 않는 눈길 전경 2.>
<바래동릉 가는 길!-아무도 밟지 않는 눈길 전경 3.>
<바래동릉 끝자락인 바래봉 바로 아래에서 바라본 천왕봉 전경.>
<바래동릉 끝자락인 바래봉 바로 아래에서 바라본 반야봉 전경.>
<바래동릉 끝자락인 바래봉 바로 아래에서 반야봉을 배경으로.>
<운무가 가득한 바래봉 남쪽 전경 1.>
<바래봉에서 바라본 서북능선 전경.>
<운무가 가득한 바래봉 북쪽 전경.>
<운무가 가득한 덕유산 향적봉과 남덕유산 전경.>
<운무가 가득한 서북능선 서쪽 전경.>
<운무가 가득한 바래봉 남쪽 전경 2.>
<운무가 가득한 바래봉 남쪽 전경 3.>
<서북능선에 있는 세동치 팔랑치 안내 표지판 모습.>
<서북능선에서 바라본 심마니능선과 천왕봉 전경.>
<세걸산 정상에 있는 안내표지판.>
<세걸산에서 바라본 내려가야할 세걸동릉 전경.>
<세걸산에서 바라본 심마니능선과 천왕봉 전경.>
<세걸동릉 길 전경 1-아무도 걷지 않는 능선 눈 길.>
<세걸동릉 길 전경 2-가파른 내리막 길.>
<오늘 산행한 코스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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