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국골 좌골의 비경!
-국골 좌골-두류능선-
산행일시 : 2012년 9월 2일(일)
산행코스 : 추성리-독가-가마차골-삼거리-합수점-동부릉-국골사거리-1,407봉-석문-829봉-수성리
산행거리 : 12.5km
산행시간 : 9시간 15분
날 씨 : 흐 림/맑 음
누 구 와 : 마루금산악회
<국골좌골 6폭 앞에서>
2012년 2월 19일. 지리산 남릉을 산행한 이 후 왼발의 '발바닥근막염'과 교통사고로 다친 오른발의 휴우증으로 지리산을 찾지 못하고 둘레길과 올레길 블루로드 비렁길 소리길 등등의 트레킹 코스로만 걷다 지난 주 문복산 산행으로 몸을 간단히 테스트 한 후 이번에 바로 '험하고 위험한 곳! 사람들이 가지 않고 가지 말라는' 곳인 이 곳! 비경을 보기 위해 지리산 국골 좌골을 산행 겸 탐험 한다.
'발바닥 근막염'도 90% 정도 밖에 치유되지 않았고, 교통사고 난 발도 휴유증으로 여전히 아리고 아프고, 이젠 무릎도 시큼거리는 것을 보니 관절도 시원찮은데 지난 주 문복산 산행 후 계살피계곡에서 알탕하다 순간적으로 미끄러져 10m 여 물살에 휩쓸려 폭포 앞에서 가까스로 작은 돌에 발을 거쳐 살았지만, 바위에 부딪치고 떨어지고 한 여파로 어깨와 고관절이 아직 아파 힘을 쓰지 못하는 한마디로 종합병동인 상황임에도 Lovkey님이 보내주신 bp20 MAX 깔창의 위력을 한 번 믿어 보고자 몸이 덜 만들어진 상태에서 지리산 국골 좌골에 도전하는 것이다.
가야국의 마지막 임금인 구형왕이 신라군에게 쫓겨 진을 쳤다는 국골! 골짜기 이름도 나 라‘국(國)’자를 써 국골(國谷)이라 하는 이곳! 이를 뒷받침하듯 국골 초입에는 ‘추성’과 '성안'이라는 지명이 있으며 산자락 주변에는 옛 가야국의 성터 흔적이 여러 곳에 남아있다.
지리산 가장 깊은 계곡을 간직한 칠선계곡과 그 뿌리를 같이하는 국골! 하지만 칠선계곡의 유명세에 가려져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탓에 태고의 원시미를 간직한 비경의 골짜기로 남아 있는 곳이다. 계곡이 험해 상류 쪽은 아예 계곡을 벗어나 길이 나있는 곳이다.
오늘은 국골 본류를 따라가다 국골 끝 합수점 이 후 좌골의 멋진 비경의 아홉 폭포를 만나고 동부능선에 올라 국골사거리에서 두류능선으로 하산 길을 잡고 하산 길 말봉 아래 숨어있는 지리10대의 한 곳 향운대를 둘러보고, 두류능선의 명물 최마이굴을 탐방하고 성안으로 하산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체력이 바닥나고 몸상태가 좋지 않아 향운대와 최마이굴은 다음으로 미루고 바로 두류능선을 타고 하산한다.
지난 일주일 내내 이번 지리산 국골 좌골과 두류능선 산행에 참가할 것인가 말 것인가를 고뇌하다 몸이 어찌되던 참가하고 보자는 마음으로 결정하였으나, 과연 탈출로도 없는 이번 산행을 끝까지 종주 할 수 있을까 어제 밤늦게까지 걱정했다.
04시 30분. 알람에 맞추어 일어나 빠르게 산행준비를 한 후 간단하게 아침식사를 하고 바로 법원 주차장으로간다.
06시. 산악회 버스는 출발한다. 성서홈플을 거쳐 43명의 회원분들을 태우고 88고속도로 거창휴게소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 뒤 바로 추성리로 달려간다.
0 8시 40분. 버스는 추성리 주차장에 도착. 우리는 재빠르게 국골 초입으로 진입한다. 사람이 잘 다니지 않는 곳인데다 태풍으로 중간중간에 쓰러진 나무로 인해 산행에 방해를 받는다. 그래도 선두는 길을 만들면서 빠르게 올라선다. 국골의 계곡에는 엄청난 수량으로 물이 세차게 흐른다. 그 소리가 시원하다. 역시 지리산이다. 오기를 잘한 것이다.
합수점에 이를때까지는 계곡가 길을 따라 걷다 합수점부터 계곡을 따라 오른다. 비경이 시작된다. 하지만 계곡을 따라 오르는 경사가 장난이 아니다. 오르면 오를수록 심해진다. 길도 아닌 길을 따라 위험을 무릎쓰고 걸을 수 밖에 없다. 5폭을 지나자 경사가 60~70도가 넘어서는 것 같다. 그것도 길도 아니고 미끄럽기 그지 없고 계곡과 계곡 옆 정말 위험한 길을 만들면서 위태위태하게 올라간다.
그리고 비경을 가슴에 담아둘 수 밖에 없다. 체력적으로 부치기도 하지만, 영상을 남겨 놓을 만큼 시간적으로 여유가 없다. 계곡을 타고 오르기에 급급하다.
그렇지만 이런 힘들고 위험한 길도 비경의 비경의 폭포를 만나면 잠시 다 잊어버리고 폭포의 비경에 빠져버린다. 정말 좋다. 그런데 체력의 한계가 드러나 발에 경련이 일어난다. 참고 한참을 오른다. 7폭 위에서 점심 식사를 한다. 밥 맛도 식욕도 없어 조금만 먹고 만다. 다시 오른다. 하지만 길은 갈수록 더 험해지고 경사도 심해지고 체력소모는 끝도 없고 도저히 걸을 수가 없다.
불과 능선 300m 앞두고 잠시 쉬면서 한의사인 회원분으 도움으로 양쪽 발 모두 허벅지부터 발목까지 침을 놓고 피를 빼낸다. 아스피린도 두알 먹는다. 좀 낫다. 다시 가파른 길도 아닌 길을 치고 오른다. 하지만 빨리 걸을 수가 없어 천천히 한발 한발 걸어 겨우 능선에 오르고 1,618봉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다. 여기서 다시 오른발 정강이 옆 좌우로 침을 맞고 피를 한번 더 빼낸다. 검은 피가 한 참 나온다. 그리고 비안개가 자욱한 하봉과 올라온 국골을 한참 바라본다.
선두를 모두 먼저 보내고 후미로 남아 지리산의 귀신 이 한성대장의 사모님과 한의사 한 분과 셋이서 천천히 두류능선을 걷는다. 국골 사거리를 지난다. 그런데 내려가는 길로 만만찮다. 급경사에다 미끄럽기까지 하고 안그래도 사람들이 다니지 않는 길인데 태풍으로 인해 길도 더욱 엉망이다. 지도를 보고 천천히 길을 찾으면서 걷는다.
지리산의 10대 기도터 향운대도 생략하고 지난다. 암릉코스로 자일을 타는 코스를 지나고 한참을 지나다 향운대를 들렀다 나오는 선두와 마주친다. 1,407봉에 오른다. 날씨가 맑아진다. 햇볕이 따사롭게 내리 친다. 하봉이 보이고 천왕봉이 멀리 보인다.
내려가는 길이라 체력이 다시 회복되는 느낌이다. 그런데 회원분 모두 정말 산꾼들이다. 체력이 강해 쉬지도 않고 걷기도 하지만, 지도만 보고도 보이지도 않는 길도 잘 찾아가고, 수 많은 갈림길을 정확하게 정말 잘 찾아간다. 다시 걷는다. 또 한번의 로프구간과 석문을 통과하고 지리산 최대의 석굴로 알려진 거대 바위 아래 석굴인 최마이굴도 그냥 지난다. 다른 회원분들은 최마이굴을 둘러보기 위해 내려간다.
928봉과 삼거리를 지나 안성으로 내려선다. 그리고 쉬지 않고 버스가 있는 주차장으로 바로 도착한다. 18시다. 그리고 주저 없이 알탕을 위해 칠선계곡으로 뛰어 든다. 정말 시원하다. 오늘 하루의 모든 피로가 사라진다. 한참을 물 속에서 그냥 앉아 있는다.
베낭을 정리하고 하산주로 안주인 두부와 막걸리로 속이 시원하게 서너잔 마신다. 정신이 핑 돈다. 버스를 탄다. 19시. 버스는 대구로 향해 출발한다. 피곤에 잠이 든다.
bp20MAX! 이 깔창의 위력으로 항상 걸을 때 신경이 쓰였던 '발바닥 근막염'과 교통사고 휴유증의 통증을 잊고 편안하게 산행한 것 같다. 문제는 체력이었다. Locky님! 고맙습니다.
오늘도 산행할 수 있음에 감사드립니다.
<국골의 전경1.>
<국골의 전경2.>
<국골 좌골의 폭포1.>
<국골 좌골의 폭포2.>
<국골 좌골의 폭포3.>
<국골 좌골의 폭포4.>
<국골 좌골의 폭포5.>
<국골 좌골의 폭포6.>
<국골 좌골의 폭포7.>
<국골 좌골의 폭포8.>
<1,618봉에서 바라본 하봉.>
<1,618봉에서 바라본 국골.>
<국골 4거리-윗세제 내려가는 길 표시.>
<말봉인 1,543봉에서 바라본 국골.>
<말봉인 1,543봉에서 바라본 하봉.>
<1,407봉에서 바라본 천왕봉.>
<오늘 산행한 산행지도-이준철 회원분이 만든 지도.>
<오늘 산행한 산행지도-이 한성 산행대장이 만든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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