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원의 덕유산!-추워도 너~무 추운 날! 바람과 눈을 즐기다.
-나는 악조건을 즐긴다.-
산행일시 : 2013년 1월 27일(일)
산행코스 : 신풍령휴게소(빼재)-갈미봉-대봉-못봉(1,342.7m. 지봉)-1,325봉-횡경재-송계사계곡-송계사
산행거리 : 10.8km
산행시간 : 5시간 30분
날 씨 : 흐 림/엄청 추움
누 구 와 : 수리뫼산악회
<횡경재에서 한 컷!>
육십령을 떠나 북진하는 백두대간이 남덕유산을 가파르게 치고 넘어 향적봉을 향하다 백암봉(1,503m)삼거리에서 오른쪽으로 크게 틀어 동진한다. 백암봉을 떠난 대간길은 지봉(못봉)과 신풍령을 넘어 삼봉산과 대덕산을 넘어 북동진한다.
오늘 산행은 설원의 덕유산! 추워도 너무 추운 날! 매서운 바람과 푹푹 빠지는 설원과 강풍에 휘날리는 차가운 눈을 즐기기 위해 신풍령(빼재)에서 백암봉을 향하는 구간 중간쯤에 솟은 봉우리 지봉(못봉)을 오르고 다시 백암봉으로 향하다 횡경재에서 송계계곡으로 해서 송계사로 내려선다.
설원의 덕유산! 흐린 날씨! 거기다 북서풍의 강풍! 차갑고 매서운 눈바람까지 온종일 몸 구석구석을 파고 든다. 겨울 머프로 눈 아래까지 가리고 모자를 깊게 눌러 쓰고 해도 맨살이 드러난 얼굴 이마와 겹장갑을 낀 손가락까지 씨리다 못해 아프고 너무 아린다. 너무 춥다. 그리고 잡목까지 나를 힘들게 한다.
하지만 이렇게 악조건인 덕유산 속 지봉(못봉)코스의 눈산행을 즐긴다. 다른 산꾼이 없어서 좋고 눈바람이 불어서 좋고 눈에 푹푹 빠져 비틀거려서 좋고 눈바람이 휘날려 추워서 좋다. 닫음재인 월음령 설벽아래에서조차 매섭고 차가운 바람을 맞으며 덜덜 떨며 빠르게 식사하고는 한번도 쉬지 않고 횡경재까지 한달음에 걷는다.
05시에 일어나 산행준비를 하고 있는데 베란다 창문이 바람소리에 심하게 흔들린다. 오늘 산행도 고생 좀 하겠구나 생각하며 06시에 집을 나선다. 06시 30분. 성서홈플로 달려간다. 07시 조금 기다리다 수리뫼산악회 버스가 오자 탑승한다. 만차다. 마루금산악회원들과 신암산악회 회원분들이 많아 서로 인사를 한다. 버스는 팔팔고속도로를 달려 거창휴게소에서 간단하게 식사를 한 후 거창 I.C를 빠져나와 눈으로 얼어 붙은 신풍령휴게소에 9시 10분에 도착한다.
버스에서 내리자 엄청나게 매섭고 차가운 눈바람이 휘몰아친다. 빠르게 스패치와 아이젠을 착용하고는 갈미봉을 향해 눈길을 천천히 오른다. 다행히 산꾼들의 발자국이 휘몰아 치는 눈바람에도 희미하게 남아 있다. 그 발자국을 따라 걷는다.
나는 한번도 쉬지 않고 휘몰아치는 눈바람을 맞으며 힘들게 갈미봉과 대봉을 오르고 월음령 설벽아래에서 식사를 한다. 식사하는 중에도 차가운 눈바람이 온 몸을 파고든다. 식사 후 바로 송계사로 내려갈려고 했으나 길이 러셀되어 있지 않아 어쩔수 없이 횡경재로 향한다. 다시 못봉을 향해 차가운 눈바람을 온몸으로 맞으며 힘들게 한발짝 한발짝 오른다. 흐린 날씨! 그런데 못봉으로 오르는 길에 매서운 북서풍의 눈바람으로 나무가지마다 얼음꽃이 만발한다. 온천지가 황홀경이다. 빠르게 흘러가는 구름사이로 한줄기 햇살이 얼음꽃을 비출때는 얼음꽃이 보석처럼 반짝인다.
즐거움도 잠시나는 추위 때문에 머물수가 없어 다시 지봉(못봉)으로 향한다. 못봉! 여기서도 인증샷만 한 컷 후 바로 1,325봉으로 향한다. 드디어 횡경재다. 마음이 푸근해진다. 한참을 쉰다. 백암봉 방면의 설원과 설경을 바라보다 송계사계곡으로 내려선다. 백암봉으로는 러셀이 되어 있지 않아 가고 싶어도 갈 수도 없다. 송계계곡으로 내려서자 매섭고 차가운 북서풍의 눈바람은 피할수 있었다. 그래도 강추위와 차가운 눈바람은 여전하다.
15시. 드디어 송계사다. 후미가 다 내려오자 버스는 거창 감자탕집으로 달려간다. 그 곳에서 감자탕과 국순당 막걸리 한잔으로 오늘의 덕유산 산행을 마감한다. 추워도 너~무 추운날! 바람과 눈을 마음껏 즐겼다. 기분 좋은 하루다.
오늘도 산행할 수 있음에 감사드린다.
<대봉 오르는 길 전경.>
<대봉에 서 있는 안내판 모습.>
<대봉에서 바라본 가야할 길 못봉 전경.>
<얼음꽃 전경.>
<온천지가 얼음꽃이다.>
<한줄기 햇살아래 얼음꽃이 보석처럼 반짝인다.>
<지봉(못봉)에 있는 안내판 모습.>
<못봉에서 바라본 가야할 길-횡경재 삼거리 방향.>
<바람이 만든 설원의 작품.>
<횡경재 삼거리에 있는 안내판.>
<오늘 산행한 산행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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