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기타 글/산행 글

대미산

산에나갈련다 2014. 10. 27. 17:24

 

 

 

대미산

 

산과 산 사이

집과 집 사이

어느 곳에 사는 지도 모르는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하라면 하라는 대로

남이 하면 하는 대로

 

그렇게 사는 홀아비 아저씨처럼

소리 없이 서 있는 대미산

 

뒤에는 난폭한 형처럼

월악산이 버티고 있어

그 기세에 눌려 납작 엎드린다

 

겁에 질려 살며시 곁눈질 하니

앙칼진 황장산이

날카롭게 째려보고 있다

 

얼른 눈을 돌려 조심스레 앞을 보니

거긴 영악한 동생처럼 포암산이

눈을 똑바로 치뜨고 쳐다본다

 

얼른 눈을 감았다가 옆을 보니

새침하게 생긴 문수봉은

앞만 보고 눈길조차 주지 않는다

 

누구 하나 알아주는 이 없고

누구 하나 동무하자는 이 없어도

이대로가 좋다는 대미산

 

주변 산들이 모두 당당해도

조용히 물러나서

커다란 배를 내어 밀고

우두커니 들녘을 내려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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