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기타 글/산행 글

두로봉

산에나갈련다 2014. 10. 27. 17:31

 

 

 

두로봉  

 

살만큼 살았으니

모난 곳도 무디어지고

일상도 무상하니

삶의 이치도 그렇단 말인가

 

그래서

눈자위에 눈물이 고이니 욕심도 사그라지고

주머니도 비었으니 손끝이 떨린다 말인가

 

알다가도 모를 일

마음 한 구석에 그늘이 드리울 때면

응석부리 손주가 귀엽고

쭈그러진 할멈이 불쌍해진다

 

그래서

부처님 앞에 머리 숙여

북대사 종소리에 귀 기울이고

붉은 노을에 얼굴 붉히며

새삼스럽게 수줍어한다

 

지는 해를 등지고

다시 살라면

두로봉 같으리라

갈 때 쯤 되어서야 그렇게 깨닫는단 말인가

 

예전에 미처 몰랐던

두로봉이 할아버지를 닮았고

내가 두로봉을 닮아간다는 걸

이제야 알겠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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