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운봉-양평
하늘을 찌를 듯
뾰족한데
흰 구름 치마로
허리 두르고
헌칠한 키 꼿꼿한 모습
지나가는 사람들의 눈길을 끈다
함왕성 내력이 오래고
용문산 숨결이 거친데
그 앞에 우뚝 서서
양평 들녘 굽어보는 자세가 고고하다
普愚大師가 머물렀던 舍那寺에서
목탁소리 은은하게 들리면
건너편 양자산 너머로 해가 기울고
남한강 구비엔 황혼이 깃들어
산새들도 제 둥지 찾아가니
백운봉 산정에도 밤안개 드리우고
한낮의 기세도 숨죽이며
어둠 속으로 잦아드는 시간
길 잃은 나그네 갈 곳이 어디멘가
밤하늘에 별을 헤듯
달뜨는 허공에
님 그림자 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