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가는 산
산은 떼 지어 몰려가기보다
혼자 가는 곳이다
산은
고독한 영혼을 받아들이고
아픈 상처를 만져주고
여윈 가슴을 포근히 감싸준다
그러므로 우울하고 답답하면
산으로 가는 거다
분하고 원통하면
높은 산으로 가는 거다
한이 맺히도록 아프고 그리우면
험한 산으로 가는 거다
바위를 넘고
절벽을 기어오르며
혼신의 힘으로 천길 벼랑에 매달려
죽을 고비 몇 번 넘기고 나면
아팠던 상처 아물어 갈 거다
그리하여 우리들
삭막한 가슴, 허물어진 육신으로나마
고갯마루에 올라서서
저 멀리 구름 밖에 하얀 얼굴이 떠오르면
혼자 오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들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