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기타 글/산행 글

팔공산

산에나갈련다 2014. 10. 27. 17:50

 

 

팔공산

 

동쪽엔 갓바위 부처님이 계시고

북쪽엔 군위 석굴암 삼존불이 계시며

서쪽엔 파계사 원통전에 관음보살이 계시고

남쪽엔 동화사 약사대불이 계시는 곳

 

고려의 개국공신 申崇謙 장군이

장렬한 최후를 맞이한 이 성스러운 땅

 

그 팔공산이 만신창이다

 

정수리는 뜯기어 철탑이 올라서고

목 줄기를 타고 케이블카가 올라와서 목을 죄는데

가슴팍은 할퀴고 찢기어 골프장이 들어서고

마디마디 골마다 음식점이 넘치니

나래 편 봉황이 날아갈 수가 없다

 

그래도 갓바위 부처님은 알리라

이 모두가 가진 자들의 횡포라는 것을

 

가진 것 없는 민초들은

가파른 돌계단 길 올라

부처님께 치성을 드리니

 

어여쁜 우리 영감 무병장수케 해 주소서

귀여운 내 자식 부디 무탈하게 해 주소서

 

어설픈 아낙들은 집안 걱정 먼저고

자신을 위한 소원은 빌 줄도 모른다

 

그래도 갓바위 부처님은 알리라

이 어설픈 아낙들이 가진 자들보다 더 진실하다는 것을

 

팔공산을 헐고

거기 제 영달을 심어도

갓바위 부처님은 알리라

그 건 재앙일 따름이라는 것을

 

 

'나의 기타 글 > 산행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11월의 불곡산  (0) 2014.11.11
혼자 가는 산  (0) 2014.10.27
조침령  (0) 2014.10.27
저항령  (0) 2014.10.27
자병산  (0) 2014.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