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왕봉 찬가
-이 은상-
보라 나는 지금 천왕봉 머리에 올랐노라
구름 안개를 모조리 다 헤치고
세상에 가장 높은 자 되어
하늘 위에 올랐노라.
하늘과 땅과 바다와
여기 가득한 온갖 것들
작은 모래알과 나무껍질까지라도
모두 다 나를 위하여
있는 것임을 알았노라.
잘나고 높다는 자여
부귀를 자랑하는 자여
한 줌 티끌보다
오히려 가소롭기만 하다
거기서 만족을 느끼려느냐
저 돼지 같은 인생이여.
천하고 가난한 자여
불행을 탄식하는 자여
하늘이 따로 네게
슬픔 준 일 없었거늘
일생을 근심 속에 보내느냐
저 버러지 같은 인생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