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산행기 2./산! 산! 산행기!

27년 만에 다시 찾은 홍도!

산에나갈련다 2007. 9. 20. 09:24

1. 여행일시 : 2006년 9월 9일(토) 오전 06시 30분. 성서 홈플러스 출발


2. 여행코스 :


9월 9일(토) 1일차


06 : 30 성서 홈플러스

11 : 45 여객선 터미널 앞 주차장 도착

13 : 20 목포 출발

15 : 50 홍도 도착

16 : 30 유람선 관광

18 : 30 숙소 도착


9월 10일(일) 2일차


06 : 00 아침식사

07 : 00 깃대봉 산행

10 : 50 홍도 출발

11 : 40 흑산도 도착

12 : 30 중식

15 : 00 버스 일주관광

14 : 30 흑산도 출발

18 : 40 목포도착

19 : 10 목포출발

11 : 20 대구도착


3. 여행개요 :


1일차


다도해 해상국립공원에 있는 홍도는 전라남도 신안군 흑산면에 속한 도서로서 20여개의 섬으로 구성되어 있고, 섬전체가 1965년 4월 7일 천연기념물 제 170호로 지정되었다. 홍도라는 이름은 온통 홍갈색으로 섬이 빨갛게 보인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홍도는 남쪽의 양상봉(해발 236㎞)과 북쪽의 깃대봉(해발 367.4㎞)으로 이뤄져서 있으며, 남북의 길이가 6㎞밖에 안 되지만 해안선 일대의 산재한 홍갈색의 크고 작은 무인도와 깎아지른 듯 한 절벽들은 오랜 세월의 풍파로 형언할 수 없는 절경을 이루고 있다.

홍도 선착장까지는 항구도시 목포항에서 초고속 쾌속선을 타고 뱃길로 약 2시간 30분정도가 소요 된다.

홍도는 외딴섬에서 느껴지는 고독과 바다와 바위가 만나 빚어낸 절묘한 아름다움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홍도의 해안 절벽은 그만큼 절경이면서 바다로 사람을 끌어들이는  흡입력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홍도 관광의 진수는 33가지 비경을 들 수 있는데 이 모두를 감상하려면 유람선을 타고 섬을 한바퀴 돌아야 한다. 크고 작은 섬들을 도는 소요시간은 2시간 정도이며 해상코스는 아름다운 바다와 어우러진 남문바위를 비롯하여 촛대바위, 칼바위, 남매바위, 도립문바위, 석화동굴, 부부 탑, 원숭이 바위, 주전자바위, 거북이바위 등 끝도 없이 펼쳐지는 기암괴석으로 이어진다. 이들은 한국 해벽미의 정수와 섬 문화를 완벽하게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4. 여행기 :

자유롭게 날고 싶다는 생각! 잠시라도 이 도시를 떠나고 싶다는 생각! 회사 일에서, 가정에서, 개인적인 문제해결에서 벗어나야겠다는 강박관념! 산행지가 아닌 여행지를 생각하다 K J 산악회 홈피를 둘러봤다. 메인홈피에 홍도/흑산도 9월 9일(토) - 9월 10일(일) 1박.......이라는 문구가 눈에 들어왔다.

80년도 군 제대 후 복학해서 대학에 다닐 때 4박 5일로 홍도를 찾았던 기억으로 올 8월 휴가 때 다시 여행해보고 싶었으나 사정이 여의치 않아 포기했었는데.......여행신청을 했다. 그리고 9월 9일 오전 6시 30분에 성서 홈플러스에서 2호차에 탑승했다.


구마고속도로로 해서 남해고속도로를 지루하게 달리다 섬진강 휴게소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고 순천으로 해서 벌교, 보성, 장흥, 강진으로 해서 목포 여객선터미널 앞 주차장에 도착했다. 각자 점심 해결을 하고 여객선터미널에 1시까지 모여 달라는 가이드 말을 뒤로 한 체 일식집에서 들어갔다. 아침도 먹지 않은 탓으로 얼큰한 대구탕으로 맛있게 요기를 했다.

<목포 여객선 터미널에서 홍도로 가는 부두에서.>

 

13시에 여객선 터미널에서 승선권을 받아 고속 쾌속선 뉴 골드스타에 승선했다. 날씨가 많이 흐렸다. 쾌속선이 출발하자 빗방울이 흩날리기 시작했다. 쾌속선 안내자가 나와 바람이 많이 불어 롤링이 심할 것이라고 말하면서 멀미하는 사람들에게 비닐봉지를 주면서 겁을 준다.

안좌도를 지나고 비금도를 지날 때까지는 홍도에 간다는 마음에 창 밖 경치를 바라봤다. 평온한 마음이었다. 배가 흔들리기 시작하고, 요동을 치기 시작했다. 비금도를 벗어나서 본격적인 망망대해를 달리는 것 같았다. 여기저기서 사람들이 토하고 난리였다. 그러기를 1시간 30분이 되었나~ 흑산도에 도착했다.

잠시 후 배는 다시 홍도를 향해 출발했다. 안내자가 다시 나와 이제부터 5단계의 롤링이 시작될 것이라고 겁을 준다. 정말 많이 흔들렸다. 아니 요동을 친다는 말이 맞겠다. 금방이라도 배가 바다 아래로 추락할 것만 같았다. 한 편으로는 재미있다는 생각도 들었다.

 

<홍도 관광 유람선에서-1>

                                    

15시 50분. 쾌속선은 홍도 1구항에 도착했다. 비는 조금씩 흩날리고 있었다. 배에서 내려 바로 옆 유람선을 탔다. 쾌속선에 비하면 엄청 작은 배였다. 뒤쪽에 앉아 바다를 바라보면서 홍도 섬을 훑어 봤다. 바다가 참 아름답다는 생각이 들었다.

유람선에서 관광가이드는 열심히 설명을 하고 있다.

<홍도 전경-1.>

 <홍도 전경-2.>

 <홍도 전경-3.>

<홍도 관광 유람선에서-2>                  

 

홍도의 남쪽에 있다고 하여 남문이라 불리는 이 구멍 뚫린 바위섬은 홍도의 관문이자 홍도 10경 중 제 1경으로 손꼽히는 남문바위부터 도를 구하기 위하여 경건한 자세로 합장한 승려의 모습을 그대로 닮아서 부르는 도승바위, 병풍을 약간 기대어 놓은 모양과 같고 기암괴석이 이루어 놓은 그 멋진 절경뿐 아니라 바위틈에 빽빽하게 자라는 나무들 또한 정성스럽게 분재를 해 놓은 양 신비스러운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는 병풍바위, 옛날 이곳에 귀양온 선비가 홍도의 경관에 넋을 잃고 있다가 때마침 불어온 비바람 때문에 갓과 탕건이 오래도록 물위에 떠 있었는데 세월이 흘러 물위에 떠있던 갓과 탕건이 굳어져 지금의 바위가 되었다는 탕건바위, 칼같이 생겨 불리 우는 칼바위, 봄이 되면 제비들이 제일 먼저 이 바위로 모여든다는 제비바위, 고대 신전을 받치는 기둥처럼 네모져 늘씬하게 하늘을 향해 뻗어 있고 이 바위가 홍도 전체를 받치고 있다는 기둥바위, 시루떡을 덮어 놓은 것 같다는 시루떡 바위, 원숭이가 서 있는 모습 같다는 원숭이 바위, 용이 되려다 죄를 지어 용이 못되고 천년을 기다리다가 이무기의 허물을 벗고 하늘로 승천하려는 순간 임신한 여인이 바다에 나와 해초를 뜯다 용을 보고 고함을 치자 승천하지 못하고 피를 토하고 분통하여 절벽에 자기 몸의 형태를 남기고 다시 용소로 들어갔다는 전설이 있는 용소바위, 청나라와 교역을 할 때  풍랑을 만나면 이곳으로 대피를 하였는데 이상하게 이곳에만 들어오면 풍랑이 잠잠해졌다는 대문바위, 바다에서 육지로 기어 올라가는 형상을 한 거북바위, 이 탑에 축원하면 아이를 낳는다는 부부 탑 바위, 석화동굴, 독립문 바위........

 <홍도 전경-4.>

 <홍도 전경-5.>

<홍도 관광 유람선에서-3.>

 <홍도 전경-6.>

그러다가 작은 배 한척과 연결시켜 놓고는 선상에서 회를 판다. 소주와 함께. 분위기 탓인지 여기저기서 많이 주문하고 유람선은 이내 술판이 된다. 같이 온 일행이 소주 한 잔을 따른다. 홀짝 마시고 한 잔 더 마시니 기분이 괜찮았다. 회 한 점으로 안주하니.

<홍도 전경-7. 아차바위>

<홍도 관광 유람선에서-4.>

<홍도 전경-8. 서편 등대>

<홍도 관광 유람선에서-5. 바다에 비치는 석양을 배경으로> 

                                   

비가 오기 시작하고 유람선은 다시 섬 주위를 달리고 가이드는 비경에 대해 설명하기 시작한다. 주전자 바위, 아차바위.......2구항을 지나고 하얀 등대를 설명하고는 다시 2구항에 배를 선착시키기 위해 노력한다. 이제 파도도 거세다. 배가 뒤집힐 것 만 같다. 바닷물은 뒤에까지 뒤 덮기 시작하고. 너울 때문에 배를 델 수가 없는 모양이다. 우리 K J회원들은 내일 일정을 위해 2구항에 내려야 하는데.......

결국 유람선은 2구항에 우리를 내려놓지 못하고 다시 1구항으로 간다. 파도는 더욱 거세진다.

18시 20분 경 1구항에 도착해서 바뀐 숙소로 모였다. 멀미한 사람들은 방부터 배정하자고 목소리를 높인다. 일부는 식사부터 하고 방 배정하자고 목소리를 높이고. 한 숙소에서 우리를 다 수용할 수 없어 몇 곳 나누어 방 배정하는 걸로 하고 식사부터 했다.

식사 후 배정 받은 방으로 배낭을 풀어 놓고 방파제로 갔다. 밤바다도 보고 해삼하고 소주 한 잔을 마시고 싶어서다. 며칠 전부터 제주도 성산포 방파제에서 해삼하고 소주 한 잔을 얼마나 마시고 싶었는지. 그 생각으로 방파제를 걷다 포장마차에 들어가서 해삼과 소라, 생선구이와 전복을 안주로 해서 소주 한명을 마셨다. 그런데 반병이 모자랐다.

원래 술이란 한 병을 마시면 반병이 모자라고 그 반병을 마시기 위해서 다시 한 병을 주문하고 그러면 반병 후 나머지 반병을 마시고, 다시 한 병을 마시게 되고 그 후는 술이 자기를 마시게 되는 것이 아닌가?

주인아줌마는 손님이 남긴 반병을 준다. 오늘은 여기까지만 마시고 숙소를 돌아왔다. 씻고 창문 밖 바람소리를 들으며 잠이 들었다.


2일차

6시까지 식사하러 오라는 어제의 가이드 말에 6시 정각에 식당으로 갔다. 몇 몇 분이 와서 식사를 기다리고 있었다. 간단하게 식사를 하고 깃대봉 산행시간에 맞추기 위해 방파제가 있는 바닷가로 갔다. 아침바람이 신선했다. 사진 몇 장을  찍었다.

7시. 깃대봉으로 우리 회원들은 출발했다. 처음에 가파른 오르막을 15분여를 힘차게 걸었다. 그러다 숲속 길로 접어들고 다시 15분여를 걸었다. 산 능선을 오르기 전 잠시 쉬면서 뒤를 돌아다보았다. 1구항 서편 해벽을 배경으로 한 항구가 그림처럼 마음속에 들어왔다. 20여년을 거의 매주 산행하면서 산만 아름답다고 생각하고 선경은 산에 다 있다고 생각해 온 나 자신. 그래도 가끔은 바다도 여행할 만하다고 생각해 왔었다. 그런데 27년 만에 다시 찾은 홍도는 정말 괜찮은 여행지의 섬이었다.

<홍도 깃대봉 오르는 중 전망대에서> 

<홍도 깃대봉에서 바다를 배경으로> 

<홍도를 떠나기 전 바닷가에서>                          

 

다시 20여분 능선을 걸었다. 땀이 등에 베이기 시작했다. 그럴쯤 깃대봉에 올라섰다. 동쪽과 서쪽의 넓은 바다를 한 참 바라다보았다. 가끔 한 번씩 이런 곳에 살고 싶다는 생각으로.

사진 한 컷한 후 백 코스로 내려섰다. 내려오면서 보는 서쪽 1구항은 올라오면서 뒤돌아보던 전경하고는 또 다른 느낌이었다. 내려가서 그 쪽으로 가보자고 했다.

예쁜 돌로 된 해수욕장! 방파제 끝에 가서 바닷바람을 실컷 맞았다. 파도가 거셌다. 하얀 거품을 물고 달려들었다. 포세이돈!

토요일 회사업무를 결재하지 못해 찜찜했던 마음을 흑산도 가는 쾌속선 타기 전에 1시간 정도의 여유시간에 전자결재를 하기로 생각하고 국립공원 관리 사무소로 갔다. 언덕 위 아름답게 지은 건물에 일요일이지만 여직원이 근무하고 있었다. 컴퓨터를 잠시 빌려 회사업무를 다 처리하고 숙소에서 배낭을 챙겨 방파제로 나갔다. 배는 아직 보이지 않았다. 수많은 사람들이 난장처럼 배를 기다리고 있었다.

10시 45분쯤 쾌속선이 왔다. 승선권을 받아 쥐고는 승선했다. 어제보다는 파도가 높지는 않았다. 11시 40분쯤 흑산도 항구에 도착했다. 그런대로 항구 같은 멋이 있었다. 제일 먼저 흑산도 비가 눈에 들어온다. 사진을 한 컷하고는 일주관광버스가 있는 곳으로 갔다. 그런데 가이드가 우왕좌왕이었다. 점심식사를 위한 가이드가 연락이 안 된다는 것이다. 한 참을 대합실에서 기다렸다. 30여분 뒤! 가이드는 다시 각자 식사하란다. 그리고 영수증을 1인 1만 원 이하에서 받아주면 현금을 지불한다고 한다. 참~ 무책임한 가이드.

<흑산도 항구에서>

 

다른 회원 2분과 같이 홍어회를 먹으로 갔다. 맛이야 별로지만 흑산도 와서 홍어회를 맛보지 못하면 여행하는 맛이 반감되겠다는 생각에 시켰다. 생각보다는 싱싱했다. 억지로 맛있다고 생각했다. ㅎㅎ........

1시에 오니 다시 일주관광버스가 3시에 예약되어 있다고 자유 시간을 가지라고 한다. 그 좁은 바닥에서 뭘 하며 2시간이나 보내나? 참~. 피데기를 싸서 다른 회원들과 소주를 마시면서 서로의 불만을 조금 털어 놓았다. 그러다 뒤편 바다 가에서 바람을 쐬고 3시에 일주관광버스를 탔다.

크고 작은 유인도 11개, 무인도 89개, 총 100개로 이루어진 대규모 군도라고 시작하며 흑산도를 소개하는 기사 아저씨는 말투가 녹음기 같았다. 그래도 친근하게 느껴지고 다정다감하게 다가왔다.

<흑산도 일주도로 봉수대에서>

<흑산도 바다를 배경으로 전망대에서>

 

해안선을 따라 펼쳐지는 황홀한 자연경관과 산재한 문화유적, 옹기종기 자리한 섬 마을들의 정취는 그 어느 절경보다도 강한 여운으로 남는다.

4시 10분에 목포로 출발한다는 쾌속정을 타기 위해 우리는 여행의 여유도 없이 바쁘게 항구로 돌아왔다. 그리고는 바로 승선.

목포에서 홍도로 갈 때 보다는 배가 소용돌이치지는 않았지만 여기저기서 토하는 모습과 냄새는 좀처럼 참기 힘들었다. 눈을 감아버렸다. 한참을 자고 나니 목포항이 보였다. 6시 40분 목포항에 도착.


우리가 어제 내린 버스주차장으로 발길을 향했다. 인원을 확인 한 후 7시 10분경 대구를 향해 버스는 달렸다.

같이 여행하신 모든 분들 수고 하셨고 가이드 하신 분 정말 고생했습니다. 그리고 27년 만에 다시 홍도를 찾게 해준 K J산악회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