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산행일시 : 2005년 1월 30일 06시. 법원 앞 출발.
2. 산행코스 : 문재-1,125고지-당재-작은 당재-1,275봉-정상(1,350m)-연대기골-
관음사-주차장 (산행시간 5시간)
3. 산행개요 : 차령산맥의 줄기를 잇고 있는 백덕산은 강원도 영월, 평창, 횡성 등 3개 군의 분수령으로서 우뚝 솟아 있다. 겨울엔 적설량이 많고 설경이 좋아 12월과 2월 사이인 적설기 등산지로 유명한 명산이다.
능선 곳곳마다 깎아지른 듯한 낭떠러지와 기암괴석 그리고 수목들이 어우러지고, 바위 틈새로 소나무가 자라는 것도 보기 드문 장관이며, 정상에서의 조망 또한 장쾌하다.
4. 산행기
산행은 아름답다. 그것은 산이 아름답기 때문이다. 산의 그 침묵이 아름답고 그 모습이 아름답고 그 색이 아름답다. 그리고 산행은 자연과 함께하는 삶 그 자체이다.
인간다워지고 자연과 어울리고 건강을 유지하고 삶의 아름다움을 찾아서 산행을 한다.
-산에나 갈련다의 생각-
토요일 오후 서울에서 ‘기업가치평가사’ 2차 시험을 치르고, 4개월 이상을 같이 연구하고 분석하고 토론하고 공부한 스터디 모임 회원들과 늦도록 술을 한 후, 대구에 새벽 1시경에 와서 눈을 잠시 붙이고 4시 30분에 일어났다. 그러나 너무 피곤한 탓에 다시 잠시 잠이 들었는지 일어나니 5시 35분! 후닥닥 옷을 입고 배낭만 메고 나와 차를 몰면서 기사 분께 전화했다. 5분만 기다려 달라고.......
법원주차장에 도착하니 06시 정각. 간신히 버스를 탔다. 2004년 군자산 산행 때 ‘산유화산악회’ 회원들과 함께 산행하고는 6개월 만이었다. 반가운 친구도 있고, 모처럼 보는 회원 분들도 반가웠다. 모르는 회원 분들도 몇 몇 있었고.......
개인적으로는 매주 산행하면서도 ‘산유화산악회’는 참으로 오랜만이었다.
‘산유화산악회’ 회원들을 태운 버스는 칠곡 I/C에서 몇 몇 분을 태우고, 영주에서 두 분을 다시 태우고는(전체 32명) 밤과 낮이 교차하는 새벽녘 중앙고속도로를 질주했다.
아침식사로 ‘산유화산악회’에서 제공하는 김밥 한 줄과 야구르트를 먹고 마시고, 자연인 회장의 인사말과 박 술희 산행대장의 산행안내 그리고 회원들의 간단한 인사를 마치고는 회원들의 모자라는 잠을 위해 차량은 소등했다.
10시 30분. 버스는 문재터널 동편 도로변에 도착했다. 문재의 높이가 820m나 되어서 그런지 눈바람이 매우차고 눈이 조금은 쌓였다. 회원들은 산행준비를 하고 스트레칭을 하고는 터널 위 비탈길을 오르기 시작했다. 일부 회원들은 스패츠와 아이젠을 했다. 나도 아이젠과 스패츠를 하고 선두에서 힘차게 걸었다.
5분여 오르니 임도가 나타났다. 우리는 옛 문재고개로 가지 않고 바로 925고지 능선으로 힘들게 올랐다. 조금은 가팔랐다. 다시 수림길을 따라 걷기를 30여분. 아이젠이 5발이라 눈 녹은 수림길 산행로에 있는 낙엽들이 자꾸만 찍혀서 걷기가 불편해졌다. 스틱으로 떨고 떨면서 넓은 공터가 있는 1,005봉을 지나고. 산죽능선 길을 따라 오르니 1,125봉의 삼거리에 닿았다.
후미를 생각해서 잠시잠시 쉬면서. 아래로는 눈덮힌 전답과 푸른 저수지가 보이고, 위로는 쌓인 눈 위로 쭉쭉 뻗은 낙락장송을 바라보면서 오르니 그 아득한 높이에 가슴이 서늘해졌다.
눈다운 눈이 쌓이지도 않았고, 눈꽃도 상고대도 눈꽃터널도 없었다. 백덕산은 눈 산인데 눈이 그렇게 많지 않다보니 조금은 실망스러웠다. 그래도 기분은 좋았다. 기대한 만큼의 눈은 없지만 그런대로 겨울산의 맛을 느낄 수가 있을 만큼은 눈이 있었기에.
삼거리에서 동쪽 길 따라 10여분을 걸으니 암군의 능선이 시작되고 등산로는 북쪽 비탈로 이어지고, 1,165봉 바로 아래에는 ‘사자산’이란 표지가 나무에 매달려 있다. 잠시 휴식을 취하며 파노라마처럼 펼쳐진 강원도의 겨울 산줄기를 바라보았다.
여기서 조금은 가파르면서도 눈이 쌓인 미끄러운 등선길을 얼마나 걸었는지 당재 삼거리 고개에 도착했다. 후미가 올 때까지 잠시 휴식을 취하고, 우회길로 돌아서 다시 30여분을 바위와 산죽지대를 계속 걸으니 비네소골로 가는 길. 천자폭포와 백년폭포가 있는 관음사로 내려 가는길과 갈림길인 작은 당재 네거리에 다 달았다. 여기서 다시 한참동안의 휴식을 취했다. 몇몇 회원은 표지판을 배경으로 사진도 찍고.
이제부터 백덕산 오르막이 시작되는 것이다. 작은 당재에서 10여분을 오르니 1,275봉 직전의 갈림길이다. 산행하는 사람들이 조금은 넓은 이곳에서 식사를 하고 휴식을 취하고 사진도 찍기도 한다.
우리는 남쪽 쌍봉 정상을 바라보며 바윗길 따라 500여m를 힘들게 눈길과 빙판길을 오르니 정상이었다. 이때가 1시 20분이었다.
두 암봉이 우뚝 솟아 쌍봉을 이루고 있는 정상은, 차지만 맑은 날씨 덕분에 동쪽으로는 오대산과 가리왕산이 물결치고, 남쪽으로는 소백산 산줄기와 감악산의 족두리 바위가. 서쪽으로는 치악산 비로봉이, 북쪽으로는 오봉산이 둘러서서 절경을 이루고 있는 것을 아물아물하지만 생각하면서 한참동안 바라보았다.
좁은 정상 암봉에는 사람들이 계속 올라오고 있어 복잡하기 그지없었다. 시원하게 확 트인 동서남북 설경의 전경들을 감상하고 기념사진 한 컷을 하고는 바로 관음사 방향으로 하산을 했다.
조망이 그토록 좋은데도 그것을 깨닫지 못하고, 애써 고스락에 올라서자마자 하산을 서두르는 마음! 참 안타까운 일이었다.
5분여를 내려와 바람불지 않는 절벽 아래 조금 넓은 공간에서 자리를 펴고 식사준비를 했다. 후미가 오기를 기다리면서........
나는 아무 준비를 해오지 않은 관계로 친구 태산이와 맹순이가 가져온 밥과 된장국을 맛있게 먹고, 다른 회원이 끊인 따뜻한 라면과 국물과 오뎅탕을 한 그릇 먹었다. 그리고는 다시 따뜻한 커피 한 잔으로 차가운 손을 데우면서 속을 따뜻하게 했다. 진수성찬!!
멀리 펼쳐진 설경과 산 아래 계곡사이의 관음사를 바라보면서 하산하기 시작했다. 얼마만큼 내려왔을까? 사람들이 나무에 올라가서 겨우살이(더부살이)를 자르고 있었다. 약을 한다고....... 그렇게 나무를 혹사시키면서 자른 겨우살이를 끊여 먹으면 몸이 낫는지 그게 참으로 궁금하다. 차라리 산(자연)과 함께 하는 삶을 하면 건강해질텐데.........이런 부질없는 생각을 하면서 내려오기를 1시간 30분여. 우리는 오후 4시경에 관음사에 도착했다.
모처럼 영월의 골짜기 중의 골짜기. 한 번 오기 정말 힘 드는 곳. 서강 법흥천이 시작되고 우리나라 5대 적멸보궁이 있는 고찰 법흥사를 둘러보고 가기위해 서둘러 버스가 기다리는 주차장을 지나 일주문을 지나고 법흥사 적멸보궁에 올랐다.
지난번에 왔을 때와는 너무나도 변해 있었다. 일반 사찰처럼 고찰다운 멋이 없어졌고 입구에 있던 그 멋있던 전나무 숲이 사라져 있었다. 사찰의 중흥을 위해 완전히 모든 것을 깔아 뭉게고 새로 짓고 있었다. 입맛이 날씨만큼이나 씁쓸했고 차가웠다.
기다리는 회원 분들을 위해 적멸보궁에서 사진 한 컷을 하고는 재빠르게 뛰다시피 되돌아 왔다. 낮이 밤과 교차하는 시간이었다. 산속의 눈바람! 밤공기가 자꾸만 더 차가워졌다.
오후 5시 20분이었다.
산행을 마치고 대구로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산유화 산악회’가 주는 켄 맥주의 시원한 맛이 백덕산만큼이나 흐뭇했다.
이번 백덕산 산행을 위해 수고하신 자연인 회장님과 박술희 산행대장, 회원들 먹거리를 챙겨주신 허브향님! 그리고 운영진들! 수고하셨습니다. 또한, 안전산행을 해주신 모든 회원 분들께도 감사드리며....... 다음 산행 때 또 뵙기를 바라면서 산행기를 마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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