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산행기 1./지리산

지리산 피아골!-그리운 지리산에 다시 가다.

산에나갈련다 2009. 11. 2. 00:18

 

지리산 피아골!-그리운 지리산에 다시 가다.

 

 

산행 일시 : 2009년 11월 01일.

산행코스 : 성삼재-노고단-돼지령-피아골 삼거리-피아골-직전마을-연곡사

산행시간 : 6시간

날      씨 : 비바람/흐림/맑음

 

 

<피아골 계곡을 내려서면서>

 

수술 후 아직 다 낫지 않은 발로 그렇게 가고 싶었던 지리산에 오른다. 발을 수술하기 전 같으면 언제라도 가고 싶을 때 가서 마음껏 걷던 지리산! 화대종주도 하고 천왕봉까지의 종주 및 조갯골 칠선계곡, 황금능선, 심마니능선, 거림골, 한신계곡, 허공다리골, 남부능선, 서북능선 등도 걷고, 도솔암, 상무주암, 묘향대,  연기암, 국사암, 영원사, 문수암, 삼불사, 종석대, 문수대 등 하늘이 숨긴 암자도 마음껏 찾아 가고 싶을땐 가고 했는데......

 

그래도 지리산이 좋다. 오늘 같이 비바람이 몰아치고 날씨가 갑자기 차가워져도 지리산이 지리산 다워서 좋다. 성삼재에서 노고단을 바라만 봐도 좋다.

 

 <15년 만에 다시 찾은 노고단 정상 돌탑>

 

 <노고단 정상석에서>

 

05시 30분 집을 나서 09시 20분 성삼재. 성삼재에서 서북능선을 한번 바라다 보고는 천천히 노고단을 오른다.  쉬지 않고 오른다. 코재을 오르고 노고단 대피소를 거쳐 노고단 갈림길에 오른다. 지리산 바람을 마셔 보고, 지리산 흙을 밟는 기쁨과 돌 하나 나무 풀 한포기  바라보며 걷는다.

 

노고단 갈림길! 그 곳에서 금지구역인 노고단이 열려 있어  정상을 향해 오른다. 이 길을 다시 걷는 것이 15년은 넘은 것 같다. 옛날에는 흙길을 걸었는데 지금은 데크로 걷는다. 비안개로 앞이 하나도 안보인다. 정상 아래 섬진강 전망대에 도달하자 차가운 비바람이 폭풍처럼 무섭게 몰아쳐 온다. 그래도 가슴이 시원하다고 느껴진다. 섬진강 전경은 하나도 안보인다. 다시 노고단 정상석에 서고 문수대로 내려서고 싶지만 참고는 정상 돌탑을 둘러보고 천천히 다시 데크로 내려선다.

 

노고단 갈림길에서 돼지령으로 걷는다. 조금씩 맑아진다. 하늘을 한 번 쳐다본다. 단풍은 보이지 않는다. 천천히 쉬지 않고 걷는다. 피아골 삼거리에서 잠시 쉬었다 무릎 보호대를 하고 피아골로 내려선다. 내겐 조금 무리될 정도의 급경사로 가파르지만 내려선다. 가뭄인지 단풍이 말라서 낙엽 같다. 멀리 불무장등을 바라보기도 하면서 한시간 정도 걸어 피아골산장에 도달한다. 12시 30분이다.

 

점심을 먹는다. 그곳에서 봉사활동하는 산꾼 다정님을 만난다. 반가운 사람! 산에 빠져드는 사람들. 그리고 지리산을 제집처럼 언제든지 걸을 수 있는 사람들이 참 부럽다. 나도 발 다치기 전까지는 마음껏 다녔는데.......

발을 다치기도 했지만, 요즘 회사 근무관계로 산을 마음대로 다니지는 못하지만, 지금처럼 걷을 수 있는 것만으로도, 지리산을 다시 걸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한다.

 

<피아골 단풍-1>

 

식사를 하고 피아골로 내려선다. 피아골계곡에는 시원하게 물이 흘러내린다. 남아 있는 단풍과 푸른하늘과 검고 흰 바위들과 첩첩산들과 참 잘어울린다.

그런데 발이 아파온다. 참고 묵묵히 걷는다. 계곡에 발을 담근다. 지리산 계곡! 물이 뼈속이 시릴 정도로 차갑다. 시원하게 느껴진다. 세수를 한 번 한다. 그리고 발을 한참 담그서 아픈 발을 시원하게 한다.

 

<피아골 삼홍소 전경>

 

<피아골 단풍 2.>

 

거의 다 내려오니 단풍이 울긋불긋하다. 하늘을 한 번 쳐다 본다. 직전마을에 다다른다. 시원한 캔맥주를 마신다.

지리산! 언제나 와도 좋다. 그래서 항상 오고 싶은 마음이 일어나는 산이다. 오늘은 지리산에서 가장 짧은 코스로 산행했지만 다시 마음껏 걸을 수 있는 날까지, 100km 무박종주 할 수 있는 날까지 걸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