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에서만 즐기던 설경이 대구에.
몇 십년 동안 겨울 산에서만 행복하게 즐기던 아름다운 설경을 오늘은 대구에서도 즐긴다. 새벽에 일어나 창 밖을 내다보니 용지봉 산하가 온통 눈으로 덮혀 있다. 용지봉만이 아니라 아파트 주차장도 깨끗한 눈으로 하얗게 덮혀있다. 참 아름답다. 이런 설경을 바라볼 수 있는 마음의 여유와 이 순간만은 정말 행복하다.
오늘은 마냥 걷고 싶다. 아무도 일어나지 않는 밤과 낮이 교차하는 이시각! 나는 천천히 도심의 설경을 즐기면서 출근하기 위해 걸어서 버스 정류장까지 나선다. 발목까지 푹푹 빠지는 아무도 밟지 않는 눈을 조심스럽게 걷는다. 그리고 버스를 타고 회사로 출근한다. 도로의 눈길로 인해 2시간여 걸려 회사 인근 주차장에 버스에서 내리니 상리공원의 아름다운 설경이 또 한번 나를 흥분하게 만든다. 푸른 소나무 위의 눈들이 한폭의 동양화다.
걷는 것도 아끼면서 걷고 싶다. 도로가 아닌 발목이 푹푹 빠지는 아무도 걷지 않는 숲속의 산책길로 걷는다. 산행때보다 여유가 있어서 더 즐겁다. 오늘을 오래토록 기억하고 싶다.
겨울 산에서만 즐기던 설경을 오늘은 도심에서 행복하고 즐겁게 걸었노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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