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나의 놀이터!-휘날리는 눈과 춤추는 운무 그리고 바람! 황금능선!
산행일시 : 2013년 2월 17일(일)
산행코스 : 순두류-법계사-천왕봉-써리봉-1,587봉-황금능선-늦은목이-산신제단-자연관찰로-순두류-중산리
산행거리 : 약 15km
산행시간 : 약 8시간
날 씨 : 흐림/눈- 차가움
누 구 와 : 마루금산악회 회원 22명
<천왕봉에서.-제석봉 능선을 배경으로.>
지리산! 어찌보면 내가 가장 즐기면서 행복해 하는 나의 놀이터다. 그만큼 지리산이 나에게 맞는 산이라는 것이다. 봄 여름 가을 겨울 상관없이 몸이 아프거나 찌부둥하면 지리산을 찾아 올라간다. 그러면 신기하게도 깨운하게 낫는다. 또한 지리산은 찾아도 찾아도 새롭기도 하지만 가보고 싶은 능선과 계곡은 끝이 없다. 그래서 그런지 나는 수시로 지리산을 찾는다.
올해 두번째로 올라보는 지리산 천왕봉! 하얀 눈을 이고 있을 천왕봉 주릉의 설경을 한번 더 보고 싶어 천왕봉 동쪽 주능선을 다시 찾는다. 그런데 지리산 국립공원관리공단에서 통산 3월 15일부터 하는 산불방지기간이 올해는 2월 16일부터 4월 30일까지로로 앞당겼다. 봄이 오면 아예 국내 산에 오르지 말고 외국으로 나가라는 건지 모르겠다.
산불방지기간이긴 하지만 지리산 동쪽 주능선과 황금능선 코스를 둘러본다기에 참가신청을 한다. 중산리 주차장에서 순두류까지는 힘도 들고 시간관계상 셔틀버스를 타고 오르고, 순두류에서 법계사를 거쳐 천왕봉으로 해서 오른다. 벌써 수 십번씩 올라본 천왕봉이지만 나는 오를 때마다 힘이 들지만 가슴이 뛴다. 천왕봉에서 동부능선 방면으로 금지구역인 중봉을 거쳐 써리봉까지 깊고 깊은 주능선 깊은 눈길을 마음껏 걸어 보고 써리봉능선의 아름다움을 가슴에 안고 중봉에 서는 장쾌함을 맛본다.
가지말라는 길! 아무도 가지 않는 길! 험하고 위험한 길! 황금능선! 하얀 눈을 밟으며 황금능선길을 걷는다. 황금능선의 산죽길을 지나 늦은목이골에서 중봉골로 내려서서 산신제단을 둘러보고 눈이 휘날리는 자연관찰로로 해서 자연학습원으로 오른다. 그리고 눈 때문에 셔틀버스가 올라오지 못해 설경을 즐기며 걸어서 걸어서 중산리까지 내려간다.
요즘 계속 몸이 좋지 않음을 느낀다. 스트레스성인지 나이 탓인지 깨운하질 못하고 항상 찌부둥한 듯 하다. 04시 30분. 신새벽에 일어나 산행준비를 하고 05시 30분에 집을 나선다. 06시 법원주차장에서 마루금산악회 버스에 탑승한다. 버스는 성서홈플을 거치고 88고속도로를 거쳐 산청휴게소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다. 차가운 바람이 몸 구석구석을 파고 든다. 버스는 다시 중산리 주차장으로 달린다. 09시. 그런데 마루금산악회의 고정 멤버들이 많이 보이질 않는다. 25명 탑승.
셔틀버스 있는 곳까지 걷는다. 바람이 제법 차다. 그래도 산청휴게소에서의 차가운 바람은 아니다. 10여분을 기다려 셔틀버스를 타고 순두류까지 올라간다. 09시 25분. 여기서부터는 빠르게 걷는다. 완전히 눈길에다 얼음길이다. 선두를 따라갈려니 등줄기에 땀이 베어난다. 법계사까지 한번도 쉬지 않고 오르고, 여기서부터는 아이젠을 벗고 다시 개선문까지 쉬지 않고 오른다. 개선문에 올라 다시 아이젠을 한다. 차가운 바람이 매섭게 몰아치고 지리산 운무가 춤을 춘다. 천천히 쉬지 않고 오른다. 천왕봉 정상에서는 지리산의 변화무쌍한 날씨를 즐긴다.
11시 45분! 천왕봉! 차가운 눈바람이 휘몰아친다. 그리고 그 바람에 변화무쌍하게 춤을 추는 운무를 한참 바라본다. 그리고는 금줄을 넘어 중봉으로 내려선다. 깊게 쌓인 눈이 얼어 푹푹 빠지면서도 엄청 미끄럽다. 아이젠도 먹히질 않는다. 조심조심 내려서서 중봉으로 올라선다. 이제는 휘몰아 치는 눈바람 때문에 아무 것도 보이질 않는다. 휘몰아치는 눈보라가 시야를 완전히 가린다. 추위가 몸서리 칠 정도로 온몸을 음습한다. 그래도 또다시 걸어걸어 중봉에서 써리봉 방향으로 내려선다. 사람들이 다니지 않아서인지 눈이 얼어붙은 자연 그대로이고 거의 모든 길이 빙판눈길이다.
12시 40분. 눈바람을 피해 빠르게 점심식사를 한다. 너무 추워 밥도 먹히질 않는다. 배고픔만 잠시 면할 정도로 먹고는 그만 베낭에 넣는다. 다시 써리봉을 향한다. 써리봉에서 인증샷을 찍고는 1,587봉으로 걷는다. 13시 35분. 후미가 올때까지 잠시 휴식을 취한다. 그러는 사이 나는 러셀을 준비하기 위해 스패치를 하고 윗 옷을 벗고 몸을 가볍게 한다.
후미가 오자 바로 황금능선으로 내려선다. 많은 눈이 쌓이기도 했지만 원래 금지구역이라 사람이 다닌 흔적이 별로 없다. 처음부터 눈을 밟으면서 얼어 붙은 암릉을 조심조심 걷고 내려선다. 특히 얼어붙은 급경사 내리막길에서는 한사람 한사람이 조심해서 내려오기에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특히 긴 자일구간에서 더욱 시간이 지체되는 듯하다. 눈이 휘날린다. 눈을 맞으며 아무도 걷지 않는 황금능선 눈길을 마음껏 걷는다.
삼거리 갈림길! 비박하는 한 팀을 만난다. 아무 생각 없이 그냥 지나간다. 그런데 나중에 함께 한 한결이의 얘기를 듣고 보니 감마로드의 별이가 그기 있었다고 한다. 버스에서 다시 통화를 하긴 했지만 말이다. 산죽길을 다시 걷는다.
얼마나 걸었을까? 늦은목이 갈림길 산죽밭에 도착한다. 바로 중봉골로 내려선다. 15시경. 내리는 눈때문에 비상용 우의를 걸친다. 산신제단으로 나오자 국립공원관리공단 직원들이 날머리 입구에서 기다린다. 이런 눈이 내리는 날에........ 참! 앞에 우리회원 몇명이 그 곳에 있다. 할 수 없이 그냥 내려선다. 문제해결은 산행대장한테 맡기고 나는 자연관찰로로 해서 많은 눈이 내리는 지리산을 내려선다. 자연학습원으로 해서 순두류로 나왔으나 눈때문에 셔틀버스가 올라오지 못한다고 한다. 할 수 없이 그냥 또 눈길을 걷는다.
15시 30분이면 마칠수 있던 산행을 국립공원관리공단과의 문제해결과 눈때문에 셔틀버스가 없어 17시 30분이 되어서야 내가 타고온 버스가 있는 곳에 도착한다. 거의 쉬지 않고 빠르게 걸은 시간만 8시간이 조금 넘는다. 이제는 눈이 비가 되어 주룩주룩 내린다. 낮과 밤이 교차하는 시간! 어둠이 내린다. 주차장에서 조금 내려선 곳에서 산행대장은 하산주로 떡국을 끊인다. 출출하던 차 저녁 겸 떡국을 한그릇 먹고 막걸리 한잔씩을 마시고 버스에 탑승하자 버스는 대구를 향해 출발한다. 이대장님 고맙습니다. 문제해결한다고 수고많았습니다.
오늘도 산행할 수 있음에 감사드린다.
<천왕봉에서 바라본 전경.-중산리 방면.>
<천왕봉에서 바라본 전경.-주능선 방면.>
<천왕봉에서 바라본 전경.-제석봉 능선 방면.>
<천왕봉에서 바라본 전경 3.-칠선계곡 방면.>
<천왕봉에서 바라본 전경.-운무가 춤을 춘다. 바로 위 사진과 10초 사이 바뀐 운무.>
<중봉가는 길 전경.-금지된 구역.>
<황금능선 갈림길 앞.>
<아무도 가지 않는 길 황금능선 1.>
<아무도 가지 않는 길 황금능선 2.>
<황금능선의 산죽 전경.>
<산신제단 전경.>
<자연관찰로 전경 1.>
<자연관찰로 전경 2.>
<오늘 산행한 지도.- 붉은색은 산행계획, 붉은색 + 검은색은 산행한 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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