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산행기 1./설악산

비내리는 설악산!-비안개 그리고 가을 단풍!

산에나갈련다 2014. 10. 5. 14:03

 

 

 

비내리는 설악산!-비안개 그리고 가을 단풍!

 

 

산행일시 : 2014년 10월 3~4일(토)

산행코스 : 오색-대청봉-중청대피소-소청봉-봉정암-가야동 계곡-오색암-영시암-백담사

산행거리 : 약 18km

산행시간 : 11시간 30분

날      씨 : 비/흐림

 

<비내리는 대청봉에서.>

 

개천절임에도 회사에 출근한다. 퇴근 후 산행준비를 하고 저녁 9시에 하나은행 앞에서 산악회 버스에 탑승한다. 버스는 성서 홈플을 지나 중앙고속도로를 달린다. 그런데 비가 내린다. 산행 시작 전 새벽부터 한계령을 넘어서자 하염없이 비가 내린다. 새벽 2시를 조금 넘어서 오색에서 버스에서 내려 비를 맞으며 설악의 문 열기를 기다린다. 설악의 문은 새벽 3시가 다 되어서야 문이 열린다.

 

비를 맞으며 오색에서 대청봉까지 거의 쉬지도 않고 가파른 돌계단 길을 비를 맞으며 오른다. 비와 안개! 어둠 외에는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다.  비를 맞으며 대청봉에 올라선다. 6시 10분이다. 그래도 인증샷을 한 컷하고는 대청봉을 내려와 중청대피소에 들어간다. 아침식사를 하고 나온다. 그런데 비가 쏟아진다. 비안개로 설악의 아무 것도 보이질 않는다. 보여주질 않는다.

 

어쩔수 없이 그래도 중청대피소를 뒤로하고 우의를 입고 소청봉을 지나고 봉정암에 들어선다. 잠시 쉬었다 적멸보궁 사리탑으로 오른다. 역시 아무 것도 보이질 않는다. 용아능선도 공룡능선도 가야동 계곡도 서북능선도.......  아무 것도 보이질 않는다.

 

상상 속의 단풍을 기대하며 가야동 계곡을 파고 든다. 그런데 가야동계곡을 지나자 신천지가 펼쳐진다. 울긋불긋! 아름다운 붉디붉은 단풍이 물감을 뿌린 듯 그림처럼 나타난다. 비도 그친다. 단풍도 푸른 나뭇잎도 너무나 선명하고 신선하고 상큼하다. 공룡능선 아래로 계곡의 옥빛 물과 너무나 잘 어울리는 설악 단풍! 단풍은 동동 떠 있는 황홀 그 자체다.  천천히 여유롭게 걸으며 가을을 마음껏 즐긴다.

 

11시 30분. 오세암에 도착한다.  천천히 오세암을 둘러보고 "님의 침묵길"을 따라 영시암으로 내려선다. 차가운 바람이 세차게 분다. 그래도 푸르름과 바람! 생명력이 넘친다. 역시 산은 맑으면 맑은 대로, 비가 오면 오는대로, 바람이 불면 부는 대로, 눈이 오면 눈이 오는대로 나름 좋은 곳이 산이다.

 

영시암에서 국시를 한 그릇 하고 다시 백담사로 향한다. 기분 좋은 걸음이다. 중간에 발을 한 번 씻으며 오늘 하루의 피로를 씻어낸다. 다시 백담사를 향한다. 14시 40분. 백담사에 도착한다. 그런데 셔틀버스를 타고자 하는 기다리는 사람의 줄이 끝이 없다. 오 마이 갓! 굽이굽이 돌아 맨 끝에 줄을 선다. 1시간 30여분의 기다림 끝에 셔틀버스에 오른다. 용대리에서 나를 기다리는 버스에 오르니 16시 30분이다. 따뜻한 오뎅과 국물로 무박 2일 산행을 마친다. 후미가 다 도착한 17시 30분이 되어서야 버스는 대구를 향해 출발한다.

 

오늘 하루도 비를 맞고 쏫아지는 별을 보지 못하고 붉게 타오르는 일출을 감동적으로 바라 보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비안개와 단풍으로 즐겁고 행복을 만끽한 산행이다.

 

오늘도 산행할 수 있음에 감사드린다.

 

<비안개 속의 설악 전경!>

 

 

<봉정암의 사리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