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요산과 원효대사
사랑인가 욕망인가
해탈인가 파계인가
인간의 한계는 어디쯤인가
요석공주를 남겨둔 채
허위허위 산천을 헤매다가
소요산에 숨어든 의미는
삶인가 정진인가
아 얇은 옷!
비에 젖은 아리따운 여체
그를 물리칠 수 있었음이
진실인가 위선인가
그래서 얻은 희열이 자재무애라
막힘이 없고 거침이 없음을
속인들이야 어찌 알랴만
그러나 그도
한 아이의 아비였고
한 여인의 지아비였으니
인간의 한계를 어디에 두었든가
얽매고 묶여서 헤어나지 못하는
아 속세의 고뇌여!
원효처럼 저지르고
원효처럼 벗어날 수 없으니
소요산이여, 백운대여,
나한대여, 의상대여
이 업보 어떻게 하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