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산 서북벽!-가지 않은 길을 가다.
산행일시 : 2017년 9월 18일(월)
산행코스 : 충혼묘지-작은두레왓산-큰두레왓산-삼각봉-고상돈 캐롯-장구목-한라산 정상-전망대-진달래대피소-성판악
산행거리 : 약 16km
산행시간 : 9시간 40분(08:20 ~18:00)
날 씨 : 맑음/시원함
한라산 서북벽! 오늘은 한라산의 가지 않은 길을 오른다. 가지 마라는 길! 험한 길! 위험한 길!이다. 그리고 나름대로 비상하게 새로운 방법으로 산행을 하거나 새로운 산행코스을 개척하거나 새로운 개념으로 산행을 하는 산꾼들의 산행조차 광채를 잃어버리게 만들며 산행을 하는 사람들을 미친산꾼이라고 할 때 오늘 나는 미친 산꾼임에 틀림 없다.
06시 20분. 대구발 비행기를 타고 제주공항에 내려 택시를 타고 충혼묘지로 간다. 08시 20분. 간단히 산행준비를 하고 석굴암으로 오르다 금줄을 넘어선다. 옛 길! 아주 오래된 옛 길이 희미하게 보인다. 따라 올라간다. 그런데 얼마가지 않아 그 길조차 없어진다. 그냥 감각으로 방향을 잡고 오른다.
햇볕조차 들지 않는 깊은 원시림 숲이다. 산죽이 높이 때로는 낮게 자라 있다. 그 속의 바닥은 보이지 않는다. 그 산죽 속에 있는 미끄러운 돌에 미끄러지고 바위에 무릎이 부딪치고, 나무뿌리에 걸려 엎어지고 상처투성이가 된다. 제주의 강한 바람에 낮게 자란 단단한 나무들과 이끼가 잔뜩 낀 바위들을 피하고 피해 조금씩 조금씩 위로 걷는다. 끝도 없고 힘도 없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시원하고 상큼한 바다바람과 산바람이 불어주어 산행하기에 아주 좋다는 것이다.
4시간의 사투끝에 작은두레왓산까지 올라 온다. 평원이다. 멀리 한라산 정상이 보인다. 잠시 쉬었다 탁트인 평원을 걷는다. 하늘이 맑고 시원하다. 큰두레왓산을 오르고 삼각봉에 오른다. 그리고 고상돈 캐롯을 지난다. 땅속에서 샘물이 솟아 나오고 한라산 엉컹퀴가 이쁘게 자라고 있다. 장구목을 오른다. 그리고 늦은 점심을 먹는다.
이제 한라산 정상을 향해 서북벽을 오른다. 진달래 대피소에서 정상을 오르면 항상 백록담 건너편 한라산 정상을 가보고 싶었는데 이제 그 곳으로 오른다. 돌들이 뚝뚝 떨어진다. 조심해서 오른다. 돌을 깎아 만든 직벽에 가까운 계단도 오른다. 쇠줄이 완전히 녹슬어 있다. 백록담 위로 올라선다. 그리고 백록담 둘레를 걷는다. 산행이 금지된 이 곳은 절경이고 비경이다. 또한 이 곳에서 바라보는 조망 또한 그림 같다.
남벽으로 내려설 때 쯤 국립공단관리직원 2명이 뛰어온다. 비탐방로에 들어온 대한 댓가를 치른다. 그리고 원래 계획된 코스였던 어리목을 포기하고 진달래 대피소로 내려선다. 길고 지루한 돌길. 18시. 성판악으로 내러서서 콜 택시를 불러 공항으로 간다. 대구발 비행기 Ticketing을 한 후 저녁식사와 맥주 한 잔을 하는 것으로 오늘 산행을 마감한다. 즐겁고 행복한 하루다.
오늘도 산행할 수 있음에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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