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에 오르면 산에 오르면 산은 높을수록 좋다 오르느라 힘들고 숨이 턱에 닿지만 높다란 봉우리에 올라서면 나이를 잊고 직업도 잊고 계층도 계급도 없이 지식 나부랭이 거추장스런 이념들 모두 허망하게 흩어지고 몸뚱이만 남아서 헉헉댈 뿐이다 그리하여 산에 오르면 누구나 알몸이다 그래도 부끄.. 나의 기타 글/산행 글 2014.10.27
봉화산-남원 봉화산-남원 자그마한 아가씨처럼 자그마한 강아지처럼 아무 꾸밈도 없고 넉살도 없고 으스댐도 없는 사람이 찾아오면 빙긋 웃음 한번으로 인사를 대신한다 분바르고 치장할 줄도 모르고 있는 모습 그대로 얌전히 손님을 맞는다 건너 지리산을 보고도 수줍은 듯 눈길 한번 안 주고 가만.. 나의 기타 글/산행 글 2014.10.27
백운봉-양평 백운봉-양평 하늘을 찌를 듯 뾰족한데 흰 구름 치마로 허리 두르고 헌칠한 키 꼿꼿한 모습 지나가는 사람들의 눈길을 끈다 함왕성 내력이 오래고 용문산 숨결이 거친데 그 앞에 우뚝 서서 양평 들녘 굽어보는 자세가 고고하다 普愚大師가 머물렀던 舍那寺에서 목탁소리 은은하게 들리면 .. 나의 기타 글/산행 글 2014.10.27
두로봉 두로봉 살만큼 살았으니 모난 곳도 무디어지고 일상도 무상하니 삶의 이치도 그렇단 말인가 그래서 눈자위에 눈물이 고이니 욕심도 사그라지고 주머니도 비었으니 손끝이 떨린다 말인가 알다가도 모를 일 마음 한 구석에 그늘이 드리울 때면 응석부리 손주가 귀엽고 쭈그러진 할멈이 불.. 나의 기타 글/산행 글 2014.10.27
덕유산 덕유산 늘 나에겐 어머니 치마폭의 내음처럼 그리움으로 다가서던 당신이기에 이처럼 찾아듭니다 향적봉 거기 당신의 얼굴처럼 내 뺨을 비볐습니다 못다 한 자식놈의 응석처럼 덕유평전 드넓은 가슴에 얼굴을 묻었습니다 한없이 그리운 나의 어머니 무룡산 그 풍만한 하얀 배 거기 내가.. 나의 기타 글/산행 글 2014.10.27
육산과 바위산 - 대야산 벼랑에 서서 육산과 바위산 - 대야산 벼랑에 서서 부드러운 육산은 어머니 같다 거친 바위산은 아버지 같다 어머니의 자상함, 아버지의 엄격함 산은 그런 모습으로 찾아오는 사람들과 정을 나눈다 그리고 산은 흐트러지지 않은 꼿꼿한 자세로 찾아드는 사람들에게 당부를 한다 그대 바위벽에 매달려 .. 나의 기타 글/산행 글 2014.10.27
대미산 대미산 산과 산 사이 집과 집 사이 어느 곳에 사는 지도 모르는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하라면 하라는 대로 남이 하면 하는 대로 그렇게 사는 홀아비 아저씨처럼 소리 없이 서 있는 대미산 뒤에는 난폭한 형처럼 월악산이 버티고 있어 그 기세에 눌려 납작 엎드린다 겁에 질려 살며시 곁눈질 .. 나의 기타 글/산행 글 2014.10.27
대덕산-무풍 대덕산-무풍 산허리를 휘감던 새벽안개 아침 햇살에 쫓겨 가니 파란 하늘이 얼굴을 내밀고 놀란 까투리 하늘로 치솟는다 산줄기마다 단풍이 고운데 넉넉한 억새밭이 바람에 나부끼니 은빛 산등성이 눈이 부신다 대덕산에서 가지 쳐 나간 수도산 줄기가 선명하고 저 멀리 가야산이 눈짓.. 나의 기타 글/산행 글 2014.10.27
나는 산으로 간다. 나는 산으로 간다 자기만이 유일한 애국자라고 그렇게 외치는 사람들 중에 하나를 뽑는 선거 날이면 나는 산으로 간다 끼리끼리 돈을 싸들고 떳다방이 몰려드는 아파트 추첨 날이면 나는 산으로 간다 죽기 아니면 살기라면서 흉기를 들고 때려죽일 듯이 덤비는 강경 노동자들의 시위 날.. 나의 기타 글/산행 글 2014.10.27
금학산-홍천 금학산-홍천 금모래 은모래 파란 물결에 몸을 씻는데 느릿느릿 뗏목을 타고 황혼의 물길에 구성진 노랫가락 노일 강변에 서서 행여 뗏목이 서려나 애타게 기다리는 수줍은 처녀 희한하게 수태극(水太極) 그리며 금학산을 휘감은 홍천강변에 저녁연기 번지고 애달픈 인연을 맺고 끊지 못.. 나의 기타 글/산행 글 2014.10.27